동양증권이 1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동양증권은 현재 경영권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22일 동양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영권 매각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동양증권은 23일 경영권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주 29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동양사태로 동양증권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15%)과 동양레저(12%)는 현재 법정관리 상태다. 이후 동양증권은 작년 11월께부터 경영권 매각을 본격 추진해 왔다.
이날 확정된 경영권 매각안은 다소 복잡한 구조다. 쉽게 말해 신주 발행과 구주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 즉 이번에 추진되는 유상증자에서 새로 발행되는 신주를 전량 인수한 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가 보유 중인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인수하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얘기다. 신주 전량과 기존 대주주 물량을 모두 사들이면 동양증권 지분율 5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새로 발행되는 신주 규모는 전체 지분의 최소 23%를 웃도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이처럼 동양레저 및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인 동양증권 지분과 이번에 새로 발행되는 신주를 모두 가져가는 조건으로 경영권 매각을 허용할 방침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주 발행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하는 할인 발행 방식으로 추진된다"며 "신주를 값싸게 사는 만큼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보유 지분은 제값을 받고 판다는 게 법원의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들 법정관리 회사가 들고 있는 기존 주식을 가급적 비싸게 팔아야 채권 기업어음(CP) 투자자 변제율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도출한 매각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동양증권 자기자본은 1조원이 넘지만 시가총액은 3000억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어서 이런 시가를 기준으로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제값을 받을 수 없고, 결국 이 같은 헐값 매각은 동양 투자자
이에 따라 업계에선 아울러 이번 신주 발행이 그동안 동양증권 측과 경영권 매각 관련 협상을 진행해 온 대만 증권사 유안타증권 측과 사실상 교감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KB투자증권, 롯데그룹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모두 인수 의사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