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매출 400조원이라는 목표는 다른 각도에서 보면 향후 연평균 매출성장률 목표치를 8%로 제시한 것이 된다. 따라서 예리한 투자자들의 눈에는 최근 6년간 연평균 16%의 매출 성장보다 향후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그널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었다.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서도 배당성향이 아닌 배당수익률 기준의 가이던스를 제시해 투자자들의 심기를 다소 불편하게 만든 측면이 있었다.
실적에 따라 배당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가에 맞춰 배당을 주겠다는 것은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안 오르면 배당을 올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번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이면에는 일부 일회성 비용과 함께 8000억원에 달하는 특별상여금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직원들도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주주들은 1년간 11%의 주가 하락과 1%의 배당수익률이라는 초라한 투자 성적표를 받게 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얘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스피는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고,
오는 24일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실적 콘퍼런스콜을 개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둔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투자자들의 허탈감을 보듬어주는 시장과의 호흡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