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쇼크 ◆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8조3000억원으로 발표되면서 주가와 향후 실적 향방에도 관심이 커졌다.
업계 안팎에선 올 1분기 실적은 물론 연간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연내 전 고점 150만원을 넘어서는 '도약'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한 외국계 증권사는 "2014년이 스마트폰 등 IT업계에 상황이 가장 안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 예측도 내놨다. 다만 큰 폭의 실적 하락 역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지난해 8월 나타난 120만원 초반 선이 사실상 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00원(0.23%) 떨어진 13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소폭 상승세를 이어오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낮은 실적이 발표됐음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은 최근 악화된 전망을 미리 투자자들이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예측하는 삼성전자의 올 1분기ㆍ연간 주가ㆍ실적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거액 성과급이라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스마트폰ㆍ디스플레이 시장의 낮은 성장성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원화 강세 추세도 크게 달라지긴 힘들고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업황 개선 역시 다른 부문 부진을 만회할 정도로 큰 폭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러시아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등 거대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는 올해 더 많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사 노무라증권의 김지성 리서치헤드는 "올해 한국 투자 상위 5개 종목에 글로벌 전자(IT) 업종을 넣기 꺼려지는 상황"이라면서 "IT 업종을 지켜본 20여 년 사이 가장 업황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애플의 대화면 스마트폰 출시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가 가져온 메리트를 상쇄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올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도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주가 역시 130만~150만원 박스권을 오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은 실적전망치를 한층 보수적으로 내는 분위기다. 7일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다만 130만원 초반대인 주가 수준이 감소한 실적상으로도 크게 비싸지 않다는 의견은 국내외 증권사를 막론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됐지만 일단 최근 주가 수준 자체는 그리 비싸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CS증권도 190만원인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