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증권업계 어려움 여전할 것"…"규제 완화 통한 신규 사업, 해외 진출 나서자"
'청마'의 해를 맞아 여의도 증권가가 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금융 시장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난국을 돌파하자는 취지다. 증권사 수장들은 2일 각각 신년사를 내놓고 증권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수익성 확보와 해외 시장, 기업금융(IB) 등 신규 수익원 창출을 각각 올해 주요 목표로 꼽았다.
◆"올해도 증권업계 어려움 지속될 것"
각 증권사 사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권업계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주식 거래 가뭄, 동양 사태 등으로 야기된 투자자들의 불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대변되는 전세계 금융투자 환경의 변화 등이 이유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주식시장의 경우 거래대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상품시장 또한 오는 3월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의 출범과 함께 가격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고객 요구에 맞춘 진정한 차별화 없이는 살아 남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회동 KB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는 연초 컸던 기대감에 비해 많은 아쉬움을 남긴 1년"이라며 "극심한 거래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만 했으며 동양증권 사태를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매각 및 정부의 업계 개편의지 등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지금 증권업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며 "2006년 이후 최저수준이라는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적자 증권사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대형사도 예외는 아니"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기존 사업 효율화, 신규 수익원 발굴 병행해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증권사 사장들은 모두 기존 사업 부문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신규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화 없이는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소위 말하는 '대박' 상품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눈높이보다 조금만 높게, 그리고 경쟁사보다 조금만 빠르게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면 고객들이 먼저 우리를 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관리 부문의 효율화를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며 "체계적인 비용절감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지혜로움도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해외 사업 확충과 함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선 등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춘 신규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올해 법인금융상품 및 글로벌 비즈니스 등 신성장 사업을 시작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산운용사 인수까지 여러 신규 비즈니스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나 위기와 기회는 상존하는데 키움증권은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고 도전정신도 품고 있는 만큼 키움 특유의 DNA로 올해를 개척하겠다"고 자신했다.
강찬수 KTB금융그룹 부회장은 "KTB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존에 없던 상품 개발로 금융투자 비즈니스의 판을 새로 짤 것"이라며 "핵심 경쟁력을 지닌 부서를 중심으로 그룹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수익을 창출해내자"고 주문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기존 투자 대상인 주식, 채권을 과감하게 뛰어넘어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대체투자(AI), 헤지펀드 등 투자자산을 다변화 해야 할 것"이라며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정신만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은 끊임없는 이노베이션을 통한 퀄리티 추구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 주길 바란다"며 "모든 분야에서 이노베이션을 통해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데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김용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