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30일(16:1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신규 상장 기업 발굴에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이 한상(韓商)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나섰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데다 국내 기업은 상장시켜도 증권사들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신규 상장된 기업은 41개에 불과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증권사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국내 기업 하나를 상장시켜도 수수료가 3%에 불과하다"며 "자금조달 규모가 크지 않으면 투입한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상기업들을 상장시키면 수수료를 최소 5%에서 많게는 8%까지도 받을 수 있어 증권사들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먹잇감'인 셈이다.
말라리아 진단 시약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인 엑세스바이오(미국)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한 유진투자증권은 트랙레코드를 발판으로 미주 지역 한상기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 증권사들은 인력에 한계가 있어 대형 딜에 참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각자 틈새시장을 찾아 그곳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1월에도 한국거래소와 함께 미국 지역 한상기업의 국내 IPO 유치를 위해 기업 탐방을 다녀왔다"면서 "현재 IPO 추진을 위해 논의 중인 업체들이 몇 군데 있다"고 전했다.
KTB투자증권은 중국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고섬이 회계부정으로 상장 2개월 만에 상장폐지되면서 국내 증권업계에는 중국 기업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지만, 여전히 감춰진 알짜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도 회계가 투명해졌고 기업 역량 측면에서 국내기업보다 우수한 곳들이 많다"며 "중국 비즈니스를 위해 중국인 직원을 채용하고 꾸준히 딜 소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한상기업인 패스트퓨처브랜즈(FFB)의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FFB를 내년에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FFB는 당초 올해 상장하려 했지만 예상보다 실적이 따라주지 않아 시기를 늦춘 상태다.
한국투자증권도 호주 뿐 아니라 타 지역으로도 무대를 넓히기 위해 지난 11월 거래소의 미국 기업탐방에 동행했다.
하지만 해외기업은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상장 추진 과정에서 소요되는 항공·숙박료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주나 유럽은 거리도 멀고 시차 때문에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 기업들도 살펴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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