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국내 증시가 양적완화 축소로 유동성이 제한되는 '유동성' 장세로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실적 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이퍼링 이슈에 가렸던 주가의 변수로 기업실적이 지목된 것이다. 특히 '양적완화 축소'라는 뚜껑을 열자 미국발 훈풍보다 엔저와 개인들의 실적 불안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됐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50선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데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은 없어 보인다"며 "테이퍼링이 글로벌 투자심리를 호전시킨다고 해도 우리 기업의 실적이 발목을 잡으며 1950~2050선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불확실한 장 속에서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이 분석한 152개 기업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가 예상되는 기업은 효성 한국전력 한화케미칼 등 경기민감주가 주를 이뤘다. 18개 턴어라운드 기업 중 산업재 부문 기업이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소비재와 IT 업체가 각각 3곳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턴어라운드주들 가운데 최근 저평가되고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던 경기민감주가 재평가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기업 중에서도 경기민감주가 눈에 띄었다.
대우인터내셔널 삼성SDI SK하이닉스 등 경기민감주는 올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무려 1000% 이상 오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 5억원 영업이익을 냈던 대우인터내셔널은 525억원, 삼성SDI는 7억원에서 313억원으로 실적 수직상승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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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