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7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이 효과적인 공기업 부채관리 수단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기업 재무 담당자들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상 불이익만 받지 않는다면 공기업 영구채 발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현실적 전망도 나와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최근 주요 공기업들의 부채를 강도 높게 관리하겠다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놨다. 기재부는 오는 2017년까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작성 대상 41개 기관의 부채비율을 200%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공기업 입장에서는 단기간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영구채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한 공기업 재무 담당자는 "자본 확충 차원에서는 영구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어서 실무자 입장에서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시키지 않고 신용등급 하락 압력도 받지 않을 수 있는 금융기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조달 비용이 일반 공사채보다는 비싸지만 부채비율 관리 차원에서는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재무 구조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기업들은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중 하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다. 지난해 자본 확충을 위해 영구채를 발행한 일부 공기업의 재무담당 부서들이 이자비용을 증가시켰다는 이유로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이후 공기업 영구채 발행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경영평가시 영구채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순이익을 감소시키는 부정적 효과가 있었다"며 "일반 기업처럼 영구채 이자를 배당으로 처리한다면 회계상 순이익에 아무런 영향 없이 영구채를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다고 해도 실제 발행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금흐름상으로 증가한 비용만큼 지출이 커지는 것
금융투자(IB)업계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은 회계 처리기법을 떠나 돈을 빌린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공기업 경영 정상화는 구조조정과 이익창출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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