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인 영남제분은 이 회사 회장 부인이 연루된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상장적격성실질심사(옛 상장폐지실질심사)를 받았다.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기속되자 거래소는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고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문턱에까지 간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는 심사 결과 사업 계속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장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거래소 측은 "대표의 전횡을 견제하지 못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이 문제였지만 이후 회계법인 자문을 받아 내부고발 강화안 등을 내놓았다"며 "사업 수익성 등 재무상 문제도 없어 상장을 유지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실질심사를 받는 건수가 크게 줄고 있다. 또 심사를 받더라도 상폐되지 않고 회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장적격성실질심사는 매출액이나 시가총액 등 '양적 기준'은 충족하더라도 주된 영업정지, 횡령, 배임 등 '질적 기준'이 미달하는 회사를 퇴출시키기 위한 제도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실질심사 대상 기업은 15개(코스피 2개, 심사 중 7개 포함)로 역대 최저다. 2009년 도입 후 매년 35~40개 회사들이 심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올해 심사 후에도 상장을 유지한 기업은 8개 중 3개(37%)나 됐다. 지난해 심사받은 36개사 중 10곳(28%)만 상장 유지가 된 것에 비하면 회생률이 높아졌다.
유준수 거래소 기업심사팀장은 "주로 코스닥에서 부실 징후가 큰 기업들을 꾸준히 걸러내면서 최근 심사 대상이 급감했다"며 "그만큼 코스닥시장이 건전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진단 업체인 파나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질심사를 받았지만 모두 상장 유지 판정을 받았다. 파나진은 올 들어 노사분규로 조업이 중단돼 심사 대상이 됐지만 생산을 멈춘 철강사업을 접고 바이오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심사 대상에 올라도 특정 과오만 개선하면 기업가치를 살릴 수 있는 기업들이 많아 상장 유지비율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심사 후 회생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