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폐막만 남겨둔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식 항저우톡톡에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문화스포츠부 최형규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세계 최강' 양궁 대표팀이 금메달 4개를 땄잖아요, 그런데 양궁 종합 1위는 뺏겼다고요?
【 기자 】
이번에 인도가 금메달 5개를 따내면서 우리가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5년 만에 양궁 종합 1위를 뺏겼습니다.
우리의 강세 종목인 리커브에서는 금메달 4개를 따서 잘했는데, 조금 낯선 컴파운드에서 인도에 금메달 5개를 다 내주면서 부진했습니다.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잠시 설명드리자면요, 순수하게 팔의 힘과 눈에 의존하는 리커브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잘하는 종목이고요.
반대로 컴파운드는 기계식 활과 조준경을 써서 힘이 덜 들어가는 종목입니다.
컴파운드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가 신경을 덜 쓴 반면, 인도는 집중 투자를 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컴파운드는 2028년 LA 올림픽 정식 종목 가능성도 있어서 우리도 육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 질문 2 】
이렇게 양궁에서 밀리면서 우리 선수단의 당초 목표 금메달 50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여요?
【 기자 】
맞습니다. 오늘까지 우리 선수단이 따낼 수 있는 금메달은 40개 안팎인데요.
오늘 남아 있는 축구와 야구, 하키, 브레이킹에서 모두 메달을 따도 50개가 되지 않습니다.
이로써 1982년 인도 뉴델리 대회에 이어 41년 만에 최저 성적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 질문 2-1 】
어쩌다 아시아 2위 일본과도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원인이 무엇인가요?
【 기자 】
사실, 37년 만에 최저 성적을 냈던 2년 전 도쿄올림픽 때부터 예견됐던 일입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체육계 현장에서는 체육 정책의 변화를 꼽고 있습니다.
무게 중심이 엘리트에서 생활 체육으로 바뀌다 보니 국제대회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건데요.
반대로 엘리트 육성으로 중심을 바꾼 일본은 도쿄올림픽 종합 3위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종합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체육 정책의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메달밭도 다양하게 일구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질문 3 】
이런 상황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브레이킹은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금메달 추가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 기자 】
브레이크 댄스, 브레이킹이 이번에 첫 정식 종목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어제 예선이 시작됐는데요, 우리 국가대표 비보이와 비걸들 4명 모두 8강에 진출해 지금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애칭이 '윙'인 김헌우를 비롯해 '프레시벨라'라 불리는 전지예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정식 종목으로 첫 금메달을 노리는데요.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인 만큼 우리 비보이와 비걸들이 오늘밤 금메달 사냥에 힘을 보태주길 바랍니다.
【 질문 4 】
그리고요, 어제 금메달리스트 중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가 있다고요?
【 기자 】
바로 코피 투혼을 발휘하면서 주짓수 77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구본철입니다.
스무 살의 나이에 늦깍이로 주짓수에 입문해 6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섰습니다.
입문 과정도 특이한데요, 원래는 종합격투기를 배우고 싶어서 동네 체육관을 찾아 등록했는데, 알고 보니 주짓수 체육관이었다고 합니다.
얼떨결에 시작한 주짓수였지만, 태권도 4단일 정도로 좋은 운동 신경에 하루 8시간씩 피나는 연습까지 더해져 실력이 급성장했다고 합니다.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