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이 오늘(29일) 오후 열린 결승전에서 대만 대표팀을 2대 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습니다. 5년 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메달에 머물렀던 대표팀은 정식 종목 이후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아쉬움을 완벽하게 떨쳐냈습니다.
5년 전 아픔을 씻으려고 절치부심해 이번 대회를 철저히 준비한 대표팀은 예선전부터 개최국 중국과의 4강전,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실력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대회 시작을 앞두고 개최국 중국이 벌인 여러 꼼수와 텃세를 정면돌파하며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시작을 2주 가량 앞둔 지난 6일에서야 13.12 패치 버전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조직위로부터 통보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대표팀은 우리보다 먼저 대회 패치 버전을 알고 미리 합숙 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많은 팬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13.12 패치는 당시 기준으로 약 석 달 전에 진행됐던 버전인 만큼 클라이언트(설치 파일)를 우리 대표팀이 갖고 있는지부터 걱정이었습니다. 다행히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로부터 13.12 패치를 제공받은 대표팀은 지난 11일과 12일 베트남과 대만과도 평가전을 가지며 실전 감각을 키웠습니다.
중국 현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중국의 꼼수는 계속됐습니다. 대표팀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8강전까지 이번 대회가 열린 항저우 e스포츠 스타디움 메인 경기장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달리, 중국 대표팀은 8강전을 메인 경기장에서 치르며 미리 경기장 적응을 마쳤지만, 대표팀은 강적인 중국을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메인 경기장에서 상대해야 하는 불리함을 안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과 실력'이었습니다. 대표팀은 이런 중국의 꼼수와 텃세를 단단한 정신력과 꼼꼼한 플레이로 이겨냈습니다.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는 중국의 탑 라이너 '빈'을 '솔로 킬' 해내는 등 이번 대회 라인전에서 거의 밀리지 않는 철벽 같은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은 특유의 압도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모든 라인에 적절하게 개입하는 플레이도 펼치며 자신이 왜 지금 세계 최고의 정글러로 평가받는지를 증명했습니다. 미드 라이너 '쵸비'는 올 시즌 LCK 스프링, 서머 통합 우승을 이끈 실력자답게 라인전이면 라인전, 로밍이면 로밍까지 '만능 선수'로써의 모습을 뽐냈습니다.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라인전에서부터 자신의 장기인 한타에서의 폭발력까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며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습니다.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박재혁과 처음 합을 맞추는데도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고, 중요한 순간마다 아군 딜러들을 살리거나 완벽한 교전 유도(이니시에이팅)를 해냈습니다. 감기 증상으로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만 출전했던 '페이커' 이상혁도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든든하게 받치며 리그오브레전드 정식 종목 사상 첫 금메달에 일조했습니다.
그리고 큰 기대와 그에 상응하는 압박감 속에서도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선수단을 이끈 김정균 감독의 공도 큽니다.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많은 우려와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명확한 기준을 세워 국가대표 선수들을 선발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 대회까지 살펴보며 각 선수들의 성적과 라인 별 세부 지표까지 검토한 끝에 선발된 선수들은 모두 제 기량을 발휘하며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LoL 세계 최강 대한민국'을 증명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음 달 10일부터 펼쳐지는 2023 L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