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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의 쌍둥이 투수 테일러 로저스(왼쪽)와 타일러 로저스 사진 = MLB SNS |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좌완 불펜 테일러 로저스(32)와 우완 언더핸드 타일러 로저스(32) 형제 이야기입니다.
1990년 12월 17일에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로저스 형제는 이번 시즌부터 같은 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동생 타일러의 팀이었지만, 다른 팀이었던 형 테일러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샌프란시스코와 3년 3,300만 달러에 계약했기 때문입니다.
테일러의 입단으로 로저스 형제는 MLB에서 쌍둥이가 같은 팀에서 뛴 4번째 사례가 된 바 있습니다. 로저스 형제 이전 가장 최근 사례는 1990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칸세코 형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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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테일러(왼쪽)와 샌프란시스코 소속이던 타일러의 만남. 사진 = MLB SNS. |
로저스 형제는 같은 팀에 뛰면서 같은 경기는 물론, 같은 이닝에 마운드에 서는 등 이미 현지에선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두 선수의 성적입니다. 형 테일러는 39.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ERA) 2.5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9, 탈삼진 46개, 6승 4패, 7홀드 1세이브를 기록 중입니다. 동생 타일러는 56.2이닝을 던지며 ERA 2.54, WHIP 1.09, 탈삼진 45개, 4승 4패, 24홀드, 2세이브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WHIP는 1.09로 완전히 똑같고, ERA는 0.02 차이, 탈삼진 개수도 1개 차이로 사실상 같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쌍둥이 다운' 성적을 내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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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인 타일러 로저스. 사진 =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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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구폼이 인상적인 타일러 로저스. 사진 = AP 연합뉴스 |
샌프란시스코는 62승 52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LA 다저스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저스와는 6게임 차로 격차가 있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선 2위로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에 진출 가능합니다. 이대로라면 가을야구에서도 쌍둥이 형제가 마운드에 나란히 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