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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 사진 = 한화 이글스 |
지난달 27일 데뷔한 윌리엄스는 10경기 44타석에서 타율 0.163, 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484를 기록 중입니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외국인 타자의 성적으로는 매우 아쉬운 수준입니다. 특히 윌리엄스가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퇴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31)의 대체 용병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13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얻지 못하는 등 컨택과 선구안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삼진율은 29.6%나 됩니다. 오그레디의 삼진율(46.5%)에 미치진 못하지만, 올해 한화 타자 중 윌리엄스보다 삼진율(40타석 이상)이 높은 건 오그레디와 권광민(30.0%) 2명 뿐일 정도로 심각합니다.
사실 이는 윌리엄스가 KBO로 오기 전에도 어느 정도 예상됐던 점입니다. 윌리엄스는 타고투저인 올해 멕시칸리그에서조차 18볼넷 33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윌리엄스 부진의 이유는 딱 한 가지가 아닐 겁니다. 새로운 리그에 아직 적응을 못해 상대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지는 것일 수도 있고, 잘 해야 겠다는 부담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기술적인 면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기자들에게 "오픈 스탠스의 타격이어서 스윙을 시작하는 속도가 늦고,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는 것만 생각하다 보니 변화구 대처가 안 되고 있다"고 설명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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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진에 빠져 있는 닉 윌리엄스. 사진 = 한화 이글스 |
오늘(14일)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직구(48.1%)에는 참을성이 많지만, 실제 변화구에 배트가 많이 나갔습니다. 스플리터(50.%)와 슬라이더(61.2%)는 그나마 잘 참았지만, 커브(75.0%)와 체인지업(75.0%)만 들어오면 휘두르는 걸 거의 참지 못했습니다.
사실 배트가 나가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휘둘러서 잘 맞추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윌리엄스의 컨택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윌리엄스는 스플리터 83.3%, 직구 81.6%, 슬라이더 80.0%, 싱커 80.0%, 체인지업 77.8% 등 대부분 구종에서 컨택이 준수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구종에 대처가 전혀 안 됐습니다. 바로 커브였습니다.
커브 컨택률은 겨우 33.3%로 거의 맞추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커브의 스윙률이 75%나 되는데 컨택률은 33.3%면, 사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커브를 던지면 거의 삼진으로 이어진다는
이 약점을 이겨내려면 단순히 두 가지 방법밖엔 없습니다. 커브를 참거나, 아니면 휘두르더라도 컨택에 성공해야 합니다.
결국 후반기 윌리엄스의 반등 여부는 변화구, 특히 커브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윌리엄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폭 수정에 들어갔습니다.
[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