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2위를 달리는 흥국생명이 돌연 감독을 교체한 건 구단 고위층이 선수 기용에 개입하고 관철되지 않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신임 감독이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를 뭘까요.
국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시즌 6위였던 팀을 넘겨받아 2위로 이끈 권순찬 감독을 나흘 전 돌연 경질한 흥국생명.
구단 고위층이 감독에게 줄곧 선수 기용에 대해 지시를 했다가 거부당하자 결국 감독 지휘봉을 뺏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선수들은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제(5일) 권순찬 감독 경질 후 처음 경기를 치른 뒤, 김연경은 "이번 시즌에도 (윗선의) 개입이 있었고, 이에 따라 패한 경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해란은 "감독 입장에선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계에서 선수 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인데, 흥국생명 구단 고위층은 개입해왔다는 것입니다.
구단 단장은 "선수 기용이 아닌 운용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선수들이나 팬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 인터뷰 : 김연경 /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 "모든 분들이 생각하실 때도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흥국생명은 급한 불을 끄려고 과거 수석코치를 지내 팀을 잘 아는 김기중 감독을 오늘 선임했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냉랭해 빠르게 수습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국영호입니다. [iam905@mk.co.kr]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