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슛 장면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다시 보여줘
북한 조선중앙TV가 어제(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 한국 국가대표팀이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치른 16강전 경기를 녹화중계했습니다. 해당 경기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만나 1-4로 완패했습니다.
![]() |
↑ 북한 조선중앙TV가 어제(7일) 방영한 5일(현지시각)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 브라질전 녹화중계.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브라질 티아구 실바 등과 악수하는 장면을 모자이크 없이 방영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한국 출전 경기를 중계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한국 선수들을 차례로 조명하기까지 했습니다.
중앙TV 아나운서는 중계 전 "남조선팀을 보면 문지기 1번 김승규, 방어선 3번 김진수 19번 김영권 4번 김민재 15번 김문환, 중간지대 11번 황희찬 6번 황인범 5번 정우영 10번 리재성, 공격선 7번 손흥민 주장선수 9번 조규성 선수를 배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손흥민이 브라질 대표팀 주장인 티아구 실바 등과 악수하고 대화하는 장면도 모자이크 없이 내보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손흥민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2012년 9월 그가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 소속일 때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를 반영하며 '흥민'을 빼고 '손'이라고만 불렀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격적인 중계에 들어서도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축구 선수들의 커리어와 움직임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아나운서는 "(손흥민은) 팀의 주장인데 나이는 30살이고 키는 183㎝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107차례 국제 경기에 참가한 전적을 가지고 있는데 2010년 국제경기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월드컵 경기대회 경기들에는 9차례 참가했다. 그 경기들에서 3개의 득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 |
↑ 북한 조선중앙TV가 어제(7일) 방영한 5일(현지시각)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 브라질전 녹화중계/사진=연합뉴스 |
후반전 중계에서도 "공격수 7번 손흥민 선수가 앞선에서의 활약이 좋은데 지금 이 경기에서는 브라질팀의 방어수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철저한 방어를 하기 때문에 자기 경기 율동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전반 13분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을 넣는 장면을 묘사할 땐 "남조선팀의 김승규 문지기가 방향 판단을 잘하지 못했다"며 "네이마르 선수의 높은 득점 감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황희찬에 대해서는 "남조선팀에서 불의적인 차넣기를 시도해보았지만 문지기가 잘 막아냈다. 남조선팀의 중간방어수 11번 황희찬 선수의 차기였다"며 "황희찬 선수는 나이가 26살이고 키는 177㎝다. 국제경기에 50차례 참가한 전적이 있는데 2016년에 국제경기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월드컵경기대회 경기들에는 4차례 참가했다. 그중 1개 득점을 한 선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후반전 중계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골을 터뜨린 백승호의 슛 장면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다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
↑ 북한 조선중앙TV가 어제(7일) 방영한 5일(현지시각)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 브라질전 녹화중계/사진=연합뉴스 |
중앙TV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중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한국팀을 국명이 아닌 '한개팀'이라고만 언급하고 한국팀 출전 경기는 아예 중계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다른 나라 경기 관중석의 태극기나 현대자동차 광고까지 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국-브라질전은 100분에 달하는 경기
노동당의 선전선동부가 방송 내용과 형식까지 관리하는 만큼, 북한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8강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서 한국이 패배한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다고 추정됩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