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인터뷰 응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국 축하하는 것"
↑ 인터뷰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 사진=AP |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함께한 파울루 벤투(53) 감독을 향한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2002년 월드컵 당시 그가 했던 인터뷰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벤투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선수로 경기장을 뛰었습니다. 하지만 6월 14일 포르투갈은 한국에 0대1로 패배하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했던 벤투는 결과에 낙담할 법했지만 경기 직후 혼자 남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혼자 남아 인터뷰에 응해줬다. (16강 진출) 꿈이 깨졌다"는 당시 포르투갈 리포터의 말에 벤투는 "깨졌다. 끝났다"면서 "시작도 안 좋았고 끝도 안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정 상황이 일어났고 경기 막판에 운은 없었지만, 9명으로도 기회는 있었다"면서 "하지만 게임은 무너졌고 기회는 한국에게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포르투갈 선수가 9명으로 줄어든 채 경기에 임해야 했던 상황을 말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미국을 축하해주는 일"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강한 팀이었다. 이제 유로2004를 준비하면 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말을 남긴 채 인터뷰를 끝냈습니다.
'뚝심 축구'로 한국 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은 벤투 감독의 이 인터뷰 영상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16강 진출 실패 후 저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인성이 대단하다", "벤버지, 그동안 몰라봬서 죄송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지난 4년간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온 벤투 감독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습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16강전 경기가 끝난 뒤 "이미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내 결정을 말했다"며 "결정은 이미 지난 9월에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