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요원 수십 명이 선수들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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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연주에 침묵을 지키는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 / 사진=로이터 |
이란 정부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에게 귀국 후 처벌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협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CNN 등은 한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1일(한국시간) B조 1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고 보도하면서 "이란 선수들이 회의에서 '앞으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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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전역에서 2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치른 첫 경기 시작 전 국가가 흘러나올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방식으로 자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표했습니다.
그러다 이란 선수들은 지난 25일 열린 웨일스와의 B조 2차전 경기에서는 입술을 작게 움직이는 등 국가를 소극적으로 제창했습니다.
이에 CNN은 이란 당국이 잉글랜드와의 경기 전에는 선수들에게 승용차 선물 등을 내걸며 회유하려 했지만 선수들이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자 선수들과 그의 가족들을 협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선수들을 만난 혁명수비대 요원들은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을 따로 만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CNN은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 수십 명이 차출돼 자국 선수들이 선수단 외부에서 활동하거나 외국인과 만나려는 시도 등 금지 사항을 어기는지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선수들이 국가를 제창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난 9월 16일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시위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사회로 바뀐 후 일어난 가장 심각한 수준의 시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규모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