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토트넘-첼시 대결 땐 두 팀 감독 모두에게 '레드카드'
↑ 지난 2019년 12월에 열린 토트넘-첼시전에서 손흥민이 레드카드를 들어 올린 앤서니 테일러 주심 앞에서 당황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 EPA=연합뉴스 |
과거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던 심판이 내일(28일) 밤 10시 열릴 한국과 가나 경기의 주심으로 정해졌습니다.
27일 국제축구연맹(FIFA)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 중인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한국과 가나의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주심을 맡는다고 발표했습니다.
테일러는 2010년부터 EPL에서 활동했으며 FIFA 국제 심판으로는 2013년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EPL에서 활동하는 만큼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뛴 경기도 여러 번 주심을 맡았습니다.
3년 전 2019년 12월에 열린 토트넘-첼시전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의 경합 이후 발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했는데, 이 때 주심을 맡았던 테일러는 비디오 판독(VAR) 끝에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습니다. 손흥민의 행동을 고의적인 보복 행동으로 판단한 겁니다.
레드카드를 받은 손흥민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지자 토트넘이 반발해 항소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기각하면서 해당 징계는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당시 손흥민이 명확하게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었고, 손흥민과 뤼디거 사이 있었던 비슷한 장면이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나왔을 때는 레드카드가 나오지 않아 테일러의 판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 지난 11월 6일 열린 아스톤 빌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앤서니 테일러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 로이터 = 연합뉴스 |
테일러는 이번 시즌 초반인 8월 토트넘과 첼시의 대결 땐 두 팀 감독 모두에게 레드카드를 내밀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기 내내 석연치 않은 판정에 불만이 쌓여 있던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이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득점 세리머니 때 다가가 가슴을 부딪치며 충돌했습니다. 첼시가 역전골을 넣을 때도 투헬 감독이 토트넘 벤치를 향해 질주하는 '복수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는데, 결국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투헬 감독이 콘테 감독의 손을 놓지 않으면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테일러는 두 감독을 모두 퇴장시켰습니다. 당시 투헬 감독은 "토트넘의 득점 때 오프사이드나 파울이 지적되지 않았다"며 "테일러 심판이 첼시전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테일러를 저격한 바 있습니다.
한편, 테일러 심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겐 생명의 은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6월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B조 예선 1차전에서 주심으로 나섰던 테일러 심판은 전반 42분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재빠르게 경기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투입된 의료진이 에릭센에게 심폐소생술을 했고,
테일러 주심은 이번 한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같은 잉글랜드 출신의 게리 베직, 애덤 넌 부심과 호흡을 맞춥니다. 대기심은 페루의 케빈 오르테가 심판이며, VAR 판독 심판은 폴란드의 토마시 크비아트코프스키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