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WNBA 리거에게 한국농구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31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의 첫 경기에서 85-69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강유림과 배혜윤이었지만 전체 1순위 신인 키아나 스미스(23) 역시 펄펄 날며 성공적인 데뷔 경기를 치렀다.
↑ 삼성생명 스미스는 31일 부천 하나원큐와의 경기에서 데뷔했다. 사진=WKBL 제공 |
임 감독은 경기 전 “스미스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농구만 고집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스미스가 했던 농구, 그리고 삼성생명이 준비한 농구의 차이를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그래도 잘 적응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단 한 경기 만에 자신이 가진 모든 강점을 발휘했다. 잘 달리고 잘 던졌으며 잘 잡았고 또 잘 내줬다. 특히 신체 조건이 좋은 삼성생명 선수들과 함께 뛰니 시너지 효과가 대단했다.
스미스는 WNBA에서 슈팅 가드로 뛰는 선수다. 포지션 분배가 확실한 미국에선 외곽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WKBL에선 달랐다. 내외곽을 오가며 하나원큐의 수비를 마음껏 요리했다. 마치 고든 램지처럼 말이다.
득점에만 신경 쓰는 스코어러 타입은 아니었다. 배혜윤, 강유림에게 좋은 득점 기회를 제공하며 윤예빈이 해야 했던 역할을 확실히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득점도 챙겼다. 장기인 3점슛은 물론 과감한 림 어택도 돋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력을 발휘한 스미스다. 시야가 넓어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잘 살폈다. 여기에 트랜지션 게임에선 가장 앞장서서 달리며 속공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에는 다소 이타적인 듯한 인상을 줬던 스미스는 후반 들어 본인의 득점에 신경 썼다. 특히 1, 2쿼터 동안 8점을 기록한 그는 3쿼터에만 7점을 더했다. 추격하던 하나원큐도 결국 스미스가 가세한 삼성생명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채 큰 점수차를 허용하고 말았다.
4쿼터에는 팀이 3분 20초 동안 득점이 없자 직접 파고들어 앤드원을 만들어낸 스미스다. 이후 쐐기 3점포까지 터뜨리며 78-58, 다시 20점차까지 벌리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까지 코트에 선 스미스는 끝내 승리를 확인한 후 쉴 수
스미스의 WKBL 첫 경기는 완벽했다. 나무랄 데가 없었다. 박지수 없는 현 WKBL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 증명했다. 삼성생명의 이번 시즌 농구는 스미스로 인해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그의 시작은 대단했다.
[부천(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