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의 메시지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무슨 뜻이 담긴 사인인지 파악해야 한다. 감독님 눈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어 보겠다."
김재걸 신임 삼성 2군 감독이 마무리 캠프에서 제외되며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는 김동엽(32)에 대해 건넨 조언이다.
김재걸 신임 삼성 2군 감독은 30일부터 경산 구장에서 잔류군 선수들을 이끄는 것으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한다. 그 중 비중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김동엽과 면담이다. 따로 김동엽을 불러 상황과 앞으로의 훈련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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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걸 삼성 신인 2군 감독이 김동엽의 부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단순히 캠프 명단에서 빠진 것이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무언의 사인이다.
물론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마무리 캠프에서 빠졌다. 그러나 김동엽은 이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박진만 신임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크게 잃은 상황이다. 박진만 감독은 대행 시절 "내가 대행을 하는 한 김동엽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 한 바 있었다.
김동엽은 좀처럼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 2019시즌 삼성에 넘어 왔지만 2020시즌 20개의 홈런을 친 것을 제외하면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21 2홈런 4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50에 불과하고 장타율은 0.227로 초라했다. OPS가 0.587로 낮을 수 밖에 없었다. OPS가 장타율이어야 할 선수가 고작 5할대 OPS를 기록하고 말았다.
박진만 감독은 "김동엽은 이제 더 이상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그에게 돌아갈 기회가 다른 거포 유망주들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 적지 않은 기회를 이미 충분히 줬다. 김동엽이 스스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유망주로 분류 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삼성 이적 후 1년 20홈런 한 번 친 것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수비를 중시하는 편이다. 공격력이 확실하지 않으면 수비가 좋은 선수에게 먼저 기회가 갈 것이다. 김동엽은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선수다. 공격력이 뒷받침이 안되면 기용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이 직접 이끄는 마무리 캠프에서 빠진다는 건 적색 신호등 중에서도 아주 빨간 경고등이 켜진 셈이라 할 수 있다.
김재걸 2군 감독은 "김동엽에 대한 팀의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는 선수다. 언제든 30홈런을 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 그런 선수를 쉽게 포기할 순 없다"고 전제한 뒤 "박진만 감독님의 사인을 김동엽이 잘 해석해야 할 것이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김동엽을 가을 캠프에서 제외했다고 할 수 있다. 날 선 멘트들도 모두 김동엽을 자극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김동엽이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은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야구에 전념할 때다.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는 다시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동엽이 그런 길을 갈 수 있도록 잘 인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수비 능력을 끌어 올리는데도 시간을 많이 투자할 생각이다. 박진만 감독이 "수비가 안되는 선수는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공언을 했기 때문이다.
김재걸 2군 감독은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을 예정이다. 1군 감독님의 눈에 들기 위해선 지금 보다 수비 능력이 나아져야 한다.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치까지
김동엽은 김재걸 2군 감독의 도움을 받아 박진만 감독의 마음을 돌려 놓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오롯이 김동엽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