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가을은 여전히 추웠다. 그래도 ‘세이브왕’ 고우석(24)은 최고였다.
LG는 지난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4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광탈’했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다전제에서 한 번도 시리즈를 가져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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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고우석은 3년 전 키움에 당한 아픔을 잊었다. 팀은 패배했지만 개인의 복수는 제대로 해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매번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LG가 큰 경기에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올해만큼은 환상적인 투타 조화로 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고 했지만 큰 틀을 깨지는 못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최강 불펜’으로 꼽힌 불펜진의 붕괴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불펜 전력을 갖췄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2.89로 유일한 2점대를 기록했다. 또 107홀드는 압도적인 1위다.
그런 불펜진이 키움 타선에 연신 두들겨 맞았다.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 실책도 저질렀다. ‘홀드왕’ 정우영마저 막판에 무너졌으니 LG가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고우석만큼은 빛났다. 올해 61경기 출전,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이라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세이브왕’은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출전, 4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1세이브를 챙겼다.
키움이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공략하지 못한 LG 투수는 2명이다. 3차전에서 꽁꽁 묶였던 김윤식, 그리고 고우석이다. 특히 고우석은 4차전까지 3경기에 등판했음에도 키움에 전혀 당하지 않았다.
150km 중반대 강속구와 150km에 가까운 고속 슬라이더만으로도 고우석은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했다. 키움 타자들은 고우석의 강속구에 제대로 손 쓰지 못한 채 연신 헛스윙만 할 뿐이었다.
고우석은 3년 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크게 당한 기억이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박병호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끝내기 홈런을 맞았고 2차전에선 2.3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를 기록한 3차전 역시 무사 1, 2루를 허용하며 흔들리며 좀처럼 쉽게 마무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4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하며 1승 3패로 탈락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고우석에게 있어 복수의 기회였던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
올해 LG의 가을 야구는 이대로 끝났지만 고우석에게는 다전제에서 부진하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낸 계기가 됐다. 진정한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타이틀 역시 얻은 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