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LG에도 외국인 타자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류지현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PO) 4차전에서 1-4로 패하며 시리즈 1승 3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LG는 1차전을 먼저 가져오고도 2, 3, 4차전을 내리 내주며 2002년 이후 노렸던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꿈이 무너졌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업셋이라는 불명예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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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는 없었던 외국인타자, 키움은 외인타자 푸이그 덕분에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이번 시리즈에서 불펜진의 아쉬운 내용도 있지만, 많은 LG 팬들은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하지 않을까. 바로 외국인 타자의 부재다. 키움 주포로 활약한 야시엘 푸이그를 보며 더욱 그런 마음이 커졌을 것이다.
PO에서 보여준 푸이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푸이그는 이번 PO 4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키움 타선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4차전에는 케이시 켈리를 흔드는 강렬한 솔로포 한방, 또한 7회 1사 주자 1, 3루에서 쐐기 적시타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줬다.
또한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맡은 것도 푸이그였다. 늘 동료들과 호흡하고, 동료가 홈런을 쳤을 때는 가장 먼저 나와 기뻐하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홍원기 감독도 "푸이그가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 응원을 열심히 한다.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외인 타자가 LG는 없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오 루이즈를 데려왔다. 그러나 루이즈가 27경기에 출전해 0.155(8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한 채 타격 부진과 함께 팀에서 방출됐다.
그리고 로벨 가르시아가 왔다. 초반에는 적응하는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9월 타율 0.077까지 떨어지더니 2군에 가서도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10월초 팀에서 방출됐다. 0.206(136타수 28안타) 4홈런 19타점 기록을 남긴 채 한국을 떠났다.
LG는 국내 타자들만으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팀 가운데 외국인 타자가 없었던 팀은 LG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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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는 재미를 볼 수 있을까.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그러나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했던 한방을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LG가 PO에서 기록한 홈런수는 채은성 홈런이 유일했다. 단 1개였다.
LG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로 큰 재미 본 적을 손에 뽑을 정도로 없다. 작년에도 외국인타자 없이 준PO를 치렀는데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PO에 올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쌌는데
LG에는 없던 외국인 타자가 키움에는 있었다. LG 팬들은 푸이그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에게도 외인 타자가 있었더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