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2승 투수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류지현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PO·5판 3선승제) 4차전에서 1-4로 패하며 한국시리즈(KS) 진출 꿈이 좌절됐다. 1차전에 이어 사흘 휴식 후 나온 케이시 켈리가 5이닝을 2실점으로 버텼으나 믿었던 타선이 1점으로 조용했다.
이렇게 LG의 가을야구는 끝이 났다. LG는 올 시즌 구단 역사 최다승인 87승을 기록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 속에 1994년 이후 28년 만에 KS 우승, 2002년 이후 20년 만의 KS 진출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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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 무대에서 이민호를 볼 수 없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번 PO, LG 마운드에서 보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민호다. 이민호는 LG 투수진 가운데 최동환과 더불어 유일하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다.
이민호는 올 시즌 LG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민호는 지난 8월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를 챙기며 LG 역사상 역대 최연소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4년 만 23세였던 이상훈의 18승, 인현배의 10승이다. 만 21세인 이민호는 이들보다 약 2년 당겨 이 기록을 세웠다. 또 2020년 임찬규 이후 2년 만에 LG 토종 선발 10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왔다.
이민호는 올 시즌 26경기에 나서 12승 8패 평균자책 5.51을 기록했다. 비록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가 5번뿐이고, 평균자책도 높지만 그래도 타선의 지원 덕분에 데뷔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민호를 가을야구 무대에서 보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민호는 중간 투수 경험이 없는 편이다. 또 제구 자신감이 크지 않아 중간 투수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1, 2, 3차전에 이어 4차전 켈리가 내려간 이후 LG 벤치는 김진성-정우영을 올렸다. 이어 정우영이 흔들리자 7회말 고우석을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그리고 고우석이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1~3차전에 이어 4차전에도 이민호를 볼 수 없었다.
이민호는 데뷔 시즌이던 2020시즌에 가을야구 무대를 딱 한 번 밟았다. 두산 베어스와 준PO 1차전에 선발로 나왔다. 당시 3.1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안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팽팽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이민호가 등판 기회를 잡기 어려웠을 수 있다. 류지현 감독도 "기존에 성적을 냈던 선수들을 우선으로 활용하겠다"라며 필승조 우선의 기용 계획을 전한 바 있다.
결국 올해도 가을 무대에서 이민호의 자리는 없었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