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기다렸다.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지만 올해 역시 한국시리즈는 꿈이었다.
LG 트윈스는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4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결국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시즌에서 무려 87승을 기록하며 ‘역대급 2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LG. 외국인 타자는 없지만 짜임새 있는 타선과 ‘다승왕’, ‘홀드왕’, ‘세이브왕’ 등 압도적인 마운드를 자랑했던 그들은 ‘승패패패’라는 어이없는 결과로 올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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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28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LG 팬들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위로하며 밝은 미래를 기대했다. 사진(고척 서울)=민준구 기자 |
그러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믿었던 아담 플럿코가 무너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필승조를 모두 소모한 LG다. 이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다 잡은 승리를 불펜 방화로 날렸고 결국 분위기를 내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무기력한 모습으로 쓰러졌다.
LG는 전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팀으로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와 함께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흔히 ‘유광점퍼 군단’으로 불리는 그들은 흥행 참패를 겪은 KBO에 단비와도 같았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매진이 되지 않았던 이번 포스트시즌은 LG 팬들이 가세하자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모두 만원 관중을 이뤘다.
특히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잡은 한국시리즈 진출 기회를 LG 팬들이 놓칠 리 없었다. 문제는 결과가 최악이었고 그들이 보낸 응원만큼 패배한 선수단에 돌아갈 비난의 화살도 ‘응원만큼’ 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후 선수단 버스가 위치한 곳에는 LG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응원가를 부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이들을 위로했다.
첫 선수가 나올 때부터 마지막 선수가 나올 때까지 LG 팬들의 응원가는 끊이지 않았다. 고척 스카이돔 안은 키움 선수들과 팬들의 축제였다면 밖은 LG 팬들이 선
프로 스포츠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 LG는 그런 의미에서 축복받은 팀이다. 비판과 비난의 화살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었던 이번 플레이오프. 하나, LG 팬들은 오히려 쓰린 마음을 감추고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