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에이스의 투혼은 눈부셨다.
LG 트윈스 케잇 켈리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PO)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24일 1차전 선발 등판 이후 단 사흘 휴식 후 다시 나온 켈리다.
이미 PO에 들어오기 전부터 켈리의 1, 4차전 선발 등판은 계획되어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PO를 준비하는 기간에 여러 가능성을 뒀다. 트레이닝 파트, 투수코치와 계속 의견을 조율했다. 켈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우리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었다.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됐다. 어떤 게 우리에게 좋은 선택일지 고민했다. 우리가 맏을 수 있는 켈리가 팀을 위해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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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켈리의 헌신을 잊지 말자.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문제는 휴식 일이다. 24일 등판 후 28일 등판이다. 켈리에게 허락된 휴식일은 단 3일이었다. 그렇기에 과연 켈리가 체력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고 이날 투구를 펼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1회부터 실점이었다. 김준완을 삼진으로 돌린 데까지는 좋았으나 박준태-이정후-김혜성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을 내줬다. 이어 김혜성이 도루로 2루까지 가자 야시엘 푸이그를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냈다. 1사 주자 만루가 되었다. 다행히 김태진과 이지영을 범타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모면했다.
2회 빠르게 김휘집과 송성문을 처리한 뒤 김준완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으나 박준태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렸다.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3회 또 실점을 허용했다. 이정후와 김혜성을 각각 2루 땅볼, 삼진으로 처리하는 데까지는 좋았으나 푸이그에게 큼지막한 솔로포를 허용하며 1-2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4회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으나 5회 또 흔들렸다. 천적 박준태에게 또 1회에 이어 이날 2번째 안타를 허용하고 만 것이다. 이정후를 땅볼로 처리하고, 김혜성 타석에서 박준태를 태그아웃했지만 푸이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켈리는 여기까지였다. 켈리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김진성에게 넘겨줬다. 1차전 기록(6이닝 6피안타 2실점)에 비하면 아쉬운 건 당연하다. 86개의 공을 던졌다. 류지현 감독도 100개는 던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LG는 켈리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1-4로 패했다. 결국 2002년 이후 20년 만의
그러나 켈리를 욕할 수는 없다. 그는 팀을 위해 3일만 쉬고 마운드를 나왔다. 95구 던지고 이날도 86구를 던졌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공을 끝까지 던졌다. 최고 구속도 148km까지 나왔다. 그 어떤 누구도 켈리를 비난하지 않는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