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베테랑 포수의 활약은 팀 패배 속에서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5판 3선승제·PO) 선발 포수로 허도환을 내세웠다.
이날 LG 선발은 김윤식. 허도환은 후반기 김윤식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김윤식은 12경기에 나와 5승 2패 평균자책이 2.68로 LG의 선발진을 든근하게 지켰다. 김윤식의 전담 포수로 나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다. 안정감 하나만큼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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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패배 속에서도 허도환의 활약은 빛났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이날 경기는 허도환에게 의미가 있었다. 허도환은 지난 2018년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뛸 때가 포스트시즌 마지막 출전이다. 당시 허도환은 2018년 11월 12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 교체로 출전한 바 있다. 이후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kt 위즈에 속했던 시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4경기 모두 벤치에 머물러야 했다. 앞선 PO 2경기 역시 벤치만 달구다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1,445일 만의 포스트시즌 출전이다.
이날 허도환은 2회 첫 타석에 들어섰다. 2회 주자 1루에서 상대 선발 안우진의 140km 슬라이더를 그대로 안타로 연결했다. 데뷔 첫 PO 안타이며, 2013년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에서 뛸 때 두산과 준PO 4차전(2013년 10월 14일)에서 안타를 기록한 이후 3,300일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안타를 기록한 허도환이었다.
허도환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이번에는 안우진의 123km 커브를 공략하며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2007년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15년 만에 데뷔 첫 포스트시즌 멀티히트 경기를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수비에서 안정감은 그 누구보다 돋보였다. 김윤식과의 찰떡궁합 호흡은 오늘도 이어졌다. 두 선수는 5회까지 키움 타선에 안타 단 2개 만을 허용했다. 흔한 사사구도 없었다.
6회에 3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허도환은 마지막에 놀라움을 보여줬다. 7회 이승호와 승부에서 계속해서 볼을 골라내며 볼넷을 얻어냈다. 무사 주자 1, 2루 기회를 만든 채 대주자 이영빈과 교체됐다. 그리고 이영빈은 서건창에 이어 홈을 밟으며 4-3 역전을 만들었다.
이날 허도환은 2타수 2안타 1볼넷, 100% 출루에 성공했다. 39세 베테랑 포수의 약 4년만 포스트시즌 나들이. 팀 승리까지 더해졌다면 완벽했겠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LG는 6회와 7회에만 6점을 내줬다. 결국 6-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 위기에 몰렸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