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현역 선수들에게 ‘정상에서 은퇴하겠느냐 긴 선수 생활을 유지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종목을 막론하고 고민이다. 경륜도 정상에서 은퇴한 조호성이 있는가 하면 최고령 현역 선수를 유지하고 있는 허은회가 있다.
현재 전무후무한 79연승 중인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임채빈의 폭풍 질주는 앞으로 4~5년까지도 정상에 서 있을 경륜의 레전드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런 임채빈도 벌써 전성기가 끊긴다면 정상에서 은퇴냐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유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임채빈은 “정상에서 그만두기보다 팀 내 후배들을 밀어줄 수 있는 2, 3진급 선수가 되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며 말하고 있다.
이렇듯 한때 경륜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현재 2, 3진급 선수가 되어 선수 생활을 유지하면서 세월을 거스르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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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 제공 |
현재는 체력적 한계를 노출하며 2진급 선수로 밀려나기는 했으나 다승 누적 순위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9월 4일 경륜 선수 최초 500승 고지에 올랐고 현재는 538승을 차지하며 데뷔 22년차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한때 경륜을 평정했던 그랑프리 4연패에 빛나는 정종진의 누적 351승을 감안한다면 전설은 전설이다. 지난 7일 부산에서 젖히기 1착으로 쌍승 566.8배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강자로 군림했던 김영섭(8기 47세 우수급)도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 결승까지 내리 연승하며 여전함을 과시했다. 줄곧 특선급을 유지하다 체력적 문제점을 노출하며 올 시즌은 우수급에서 활동하고 있고 초반 부진으로 2진급 선수가 됐으나 최근 극복하며 부활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섭은 인근 김포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나 고참으로서 젊은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팀 소속 없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때부터 줄곧 따랐던 슈퍼특선 인치환(17기 39세)의 도움으로 김포팀에서 함께 간간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 광명 우수결승에서 김포팀 윤현준의 선행을 추입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세종팀의 정신적 지주인 ‘선행대감’ 박종현(6기 54세 우수급)은 1999년 늦깎이 데뷔하며 2000년대 유학을 통해 배운 과학적인 선행전법을 후배들에게 전수했었다. 현재 우수 2.5진급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선행전법을 통해 7월 31일 쌍승 184.8배, 8월 28일 23.4배, 9월 12일 89.9배로 파란을 일으키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최고참에도 불구하고 앞선에서 시원한 선행을 통해 진로를 뚫는 적극적인 모습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경륜 원년 올스타전 우승 후보로 거론이 되었던 허은회(1기 57세 선발급)다. 데뷔 29년차로 3진급 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나 지난 9월 11, 12, 23일 2착으로 경륜 현역 최고령 입상기록을 잇고 있다. 허은회는 옛날의 명성을 뒤로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선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최고를 꿈꾸는 후배들이 선배를 뛰어넘어 새 아이콘이 된다. 이는 후진 양성을 위한 선배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현재는 2, 3진급이 되었지만, 세월을 거스른 선배들의 은퇴 없는 투혼이 경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전했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