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다는 이야기 전하고 싶다."
현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가 한창이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각 1승씩 챙긴 가운데, 이제 잠실이 아닌 키움의 홈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3, 4차전을 치른다.
잠실에서 열린 1, 2차전에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바로 일본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구리야마 히데키(61) 감독이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12월 일본 야구 대표팀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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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구리야마 히데키(61) 감독이 한국을 찾아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살폈다. 사진=김재현 기자 |
1차전 현장에서 만났던 구리야마 감독은 "일정이 맞아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 야구의 저력을 피부로 느끼고 싶었다"라며 "특정한 팀을 보려고 온 것은 아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정후, 김현수 선수의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봤다. 승부처에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라고 운을 뗐다.
말을 이어간 구리야마 감독은 "여름에 미국에 갔었다. 당시 김하성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어떤 선수인지 확인했다. 나는 생각보다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많이 알고 있다. 물론 어떤 선수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웃었다.
일본 야구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합류는 아직 모른다. 구리야마 감독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일본 선수 가운데 '출전을 할 수 있다'라는 대답을 받은 선수는 없다. 그러나 세계 야구 팬들이 원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KBO리그 평균자책(2.24), 탈삼진(224탈삼진) 타이틀을 가져온 안우진(키움)에 대해서도 한마디 전했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폭력 징계를 받아 국가대표 선발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WBC는 다르다. WBC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아닌 KBO 주관이기에 발탁이 가능하지만, 팬들의 시선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구리야마 감독은 "여러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일본 감독으로서 좋은 투수가 나오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적기에 좋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투수진에 대해서는 "한국에는 짧은 이닝을 연결하는 힘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무서움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구리야마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닛폰햄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에는 오타니와 함께 닛폰햄의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NPB에서 뛰면서, 일본 리그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4년 동안 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622안타 98타점 348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며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MVP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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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명장도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구리야마 감독은 2차전이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후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정후, 고우석, 정우영을 인상 깊게 봤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힘을 얻은 라이벌을 지금부터 철저히 분석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