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로 처음 들었다. 아직 우리 선수 파악도 다 안 끝났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취임식에서 포문을 열었다. "FA 보다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을 하고 싶다. 친구인 이승엽 두산 감독과도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포수에 여유가 있는 팀. 반면 두산은 포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제법 그럴 듯 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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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이 취임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 감독은 "트레이드는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 팀 전력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아직 선수 파악도 다 끝나지 않았다. 모든 작업들이 완료 된 뒤에야 무슨 이야기를 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승엽 감독은 현재 팀의 가을 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1.5군급 선수들이 주축이지만 TV나 중계를 통해 접해보지 못한 선수들을 주로 파악하고 있다.
두산이 갖고 있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단계다.
이 감독은 "재미 있는 선수들이 제법 많다. 팀에 대한 희망을 보고 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가을 캠프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모든 선수들의 장.단점을 다 파악하지는 못한 상태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트레이드는 선수에 대한 정보가 정리된 뒤에나 가능한 이야기다.
물론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프런트가 나서서 트레이드를 추진한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서둘러 트레이드를 시도할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포수 지형도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
FA 최대어인 양의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실제 영입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주전 포수 박세혁의 잔류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둘을 다 놓치게 된다면 그때가서 트레이드 시장을 노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둘의 거취가 결정이 된 뒤에야 움직여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마땅히 빼 줄 자원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삼성은 불펜이 약한 팀인데 투수력은 두산도 모자란 상황이다. 삼성의 포수가 탐이 나더라도 내줄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그리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 감독의 두산 관련 트레이드 발언은 일반적인 이야기에 살이 조금 붙어 전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장 뭔가를 한다기 보다는 어떤 트레이드건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이야기에 친구이자 동시에 감독이 된 이승엽 감독의
이승엽 감독도 그런 수준에서만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과 두산의 트레이드가 가능해 지려면 적어도 몇 달 이상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현실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