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승 1패, 팀 이기는 데 계속 기여하고 싶다.”
LG 불펜의 절대적인 우위로 점쳐졌지만, 키움에는 PS 3경기 ‘ERA 제로’의 수호신이 있었다. 바로 키움의 마무리 투수 김재웅(24)의 이야기다.
키움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PO 2차전 난타전 끝에 7-6, 1점차 신승를 거뒀다. 이로써 키움은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면서, PO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균형으로 만들었다.
↑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김재웅은 PS 3경기 평균자책 제로의 특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특히 김재웅은 9회 말 등판해 단 7구로 3개의 아웃카운트를 솎아내며 간단하게 세이브를 잡아냈다.
7-6, 1점 차 긴박한 리드였지만 전혀 떨려 보이는 기색도 없었다. 이닝 선두타자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오지환을 1구만에 우익수 뜬공, 문보경을 다시 1구만에 2루수 병살타로 아웃시키고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재웅은 “팀이 승리해서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 수 있는데 기여해서 가장 기쁘다”면서 “1점 차 리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경기를 끝내려고 했다”며 PO 2차전의 전체적인 전략을 설명했다.
이닝 선두타자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겉으로 보이기엔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시즌 중에도 자주 연출됐던 장면이다. 올 시즌 김재웅은 65경기에서 3승 2패 27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 2.01이란 특급 성적을 올렸는데, 전략적으로 볼넷을 감수하더라도 장타나 적시타 등을 허용하지 않고 후속 타자를 범타나 더블플레이로 잡아내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김재웅은 “상대 채은성 타자가 워낙 좋은 타자고 출루시키지 않으려는 마음에 코너워크를 최대한 신경 써서 하다 보니 조금씩 공이 빠지더라”면서 “나 스스로도 너무 피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다만, 정규시즌에도 그랬듯이 볼넷을 내준 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재웅은 “후속 타자 오지환 선수 역시 워낙 좋은 타자고, 혹시나 번트를 허용하더라도 S존으로 제대로 넣자는 마음으로 직구(140km)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워낙 좋은 볼끝과 많은 공의 회전수, 좋은 디셉션과 딜리버리를 갖고 있는 김재웅이다. 거기다 뛰어난 제구와 좋은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기에 KBO리그 타자들은 정규시즌과 PS에서 무력하게 김재웅에게 당하고 있다.
↑ 위기에는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솟는다는 김재웅은 PS 3경기에서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볼넷 1개만을 허용하며 완벽하게 상대를 틀어막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
실제 김재웅의 이런 완벽투는 PS 3경기 내내 이어지고 있다. 김재웅은 올해 PS 3경기서 3.1이닝을 소화하면서 아직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1볼넷만을 허용하고 2개의 삼진을 수확하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다.
김재웅은 지난 16일 준PO 1차전에선 8-4로 4점 차 앞선 상황의 리드를 지켰고, 22일 준PO 5차전에선 8회 4-3, 1점 차 긴박한 리드의 2사 1,3루 위기 상황 등판해 1.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2022 정규시즌 구원 평균자책 1위를 기록한 LG가 세이브 1위 고우석(42세이브), 홀드 1위 정우영(35홀드) 등을 중심으로 PO에서도 막강 불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키움에 최종 수호신 김재웅이 있는 이상 마냥 무게추가 한쪽으로만 기우는 것도 아니다.
PO 승부 역시 다시 원점이다. PO 2차전에서도 LG는 마무리 투수 고
김재웅은 “이제 시리즈 전적이 1승1패로 균형이 된 만큼 앞으로도 남은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데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면서 “남은 PS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