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FA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코치 인선이 더 먼저 이뤄져야 한다."
박진만 신임 삼성 감독이 FA 영입에 대한 질문에 내 놓은 답이다. 삼성이 대형 FA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멘트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은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야 결정이 될 것 같다.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사안이다. 수석 코치를 영입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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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만 삼성 신임 감독이 대형 FA 보강 보다는 내실을 갖춘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
삼성이 FA 특히 이른바 대형 FA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형 FA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 예산도 만들어야 하고 내부 사전 정비 작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에선 이런 움직임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FA 시장엔 포수가 풍년이다. 1루수로 전향한 채은성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삼성엔 이 두 포지션의 선수가 넘쳐 난다.
포수는 주전 강민호를 포함해 김태군에 김재성까지 포진해 있다. 한 시즌 동안 3포수 체제로 팀을 꾸려 갔을 정도로 포수 포지션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팀이 삼성이다.
내년 시즌엔 강민호의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겠지만 여전히 강력한 포수 진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1루수는 오재일이 버티고 있다.
올 시즌 타율은 0.26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21개의 홈런을 치며 팀 타선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여기에 1루 수비는 국내 최정상급이다. 1루수가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백업이 필요하면 이원석이 들어가서 막아주면 된다.
전체적으로 포지션 공백이 크지 않은 것이 삼성의 장점이다. 선수단 구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몇몇 자리에선 다소 아쉬움이 잇는 것도 사실이지만 해당 포지션에서 키워야 할 젊은 유망주들이 많다는 것 또한 삼성의 장점이다.
박진만 감독은 "아직은 FA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경쟁 체제를 갖추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먼저다. FA 영입은 그 이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팀은 경쟁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두껍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보다 전력이 튼실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삼성 왕조를 경험해 봤는데 왕조의 근간은 경쟁과 공정에 있었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팀 뎁스를 두껍게 하고 명확한 잣대로 선수를 기용해 잡음을 없앤 것이 왕조의 기틀이었다.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
일단 11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캠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가을 캠프를 통해 유망주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며 팀 전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박 감독의 계산으로 풀이 된다.
많은 팀들이 신임 감독을 영입하면 대형 FA까지 잡으며 취임 선물을 안겨주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다.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데는 FA 만한 보약이 없다.
하지만 삼성은 아직 그런 움짐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FA 시장 동향에 따라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지만 빠르게 작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대형 FA보다는 중.소형 FA쪽이 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 마저도 팀 컬러에 맞지 않는 보강은 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 된다.
박진만 감독은 내부 육성을
박진만호는 이대로 FA 없이 출항할 것인가. 대형 FA 보강 없이도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 올리는 마법을 박진만 감독이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