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계절이다. 단순히 마무리 명단에서 빠진 것이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무언의 사인이다.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삼성 거포 유망주 김동엽(32) 이야기다.
↑ 김동엽이 위기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주축 선수들은 대거 명단에 이름이 없다. 그러나 김동엽은 이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박진만 신임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크게 잃은 상황이다. 박진만 감독은 대행 시절 "내가 대행을 하는 한 김동엽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 한 바 있었다.
김동엽은 좀처럼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지난 2019시즌 삼성에 넘어 왔지만 2020시즌 20개의 홈런을 친 것을 제외하면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21 2홈런 4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50에 불과하고 장타율은 0.227로 초라했다. OPS가 0.587로 낮을 수 밖에 없었다. OPS가 장타율이어야 할 선수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대행 시절 "김동엽은 이제 더 이상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그에게 돌아갈 기회가 다른 거포 유망주들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 . 적지 않은 기회를 이미 충분히 줬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김동엽이 스스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유망주로 분류 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삼성 이적 후 1년 20홈런 한 번 친 것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수비를 중시하는 편이다. 공격력이 확실하지 않으면 수비가 좋은 선수에게 먼저 기회가 갈 것이다. 김동엽은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선수다. 공격력이 뒷받침이 안되면 기용하기 어렵다. 적어도 올 시즌에는 김동엽이 1군에 올라오는 것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이 직접 이끄는 마무리 캠프에서 빠진다는 건 적색 신호등 중에서도 아주 빨간 경고등이 켜진 셈이라 할 수 있다.
수비 실력은 갑자기 나아질리 만무하다. 지금까지 안 된 것이 갑자기 잘 될 수는 없다. 특히 김동엽의 수비는 어깨의 문제기 때문에 극복이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수비의 약점은 보완하고도 남을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실력으로 존재감을 어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최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감독이 직접 보지 않아도 가능성을 입증할 수는 있다. 음지에 머물러 있지만 그곳에서 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보고가 올라가게 돼 있다.
김동엽이 이를 악물어야 하는 이유다. 정말 모든 걸 바쳐 타격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야만 박진만 감
다른 감독이 팀을 맡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박진만 대행이 감독으로 승격되며 위기감만 더 커졌다.
김동엽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발휘하며 박 감독의 마음을 돌려 놓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오롯이 김동엽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