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대표 명장 전창진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이근휘(24)의 더딘 성장, 그러나 희망은 봤다.
전주 KCC는 2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대접전 끝에 88-89로 패했다.
13점차까지 밀리고 있었던 경기를 잠시 뒤집기도 했었던 KCC. 마지막 순간 RJ 아바리엔토스의 원맨쇼를 막지 못해 패했으나 수확은 있었다. 그리고 작은 희망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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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이근휘는 22일 전주 현대모비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13점을 기록하며 드디어 제 기량을 발휘했다. 사진=KBL 제공 |
대학 시절 최고의 슈터였던 이근휘, 그러나 KCC 입단 후 그의 성장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매해 오프 시즌마다 기대됐던 그였지만 정작 본 시즌이 되면 자취를 감췄다. 올 시즌 역시 기대를 받았으나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전 감독은 경기 전 “하루는 코치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열심히 훈련한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고 말이다. 농구라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좋은 실력이 있고 또 노력한다고 해도 경험이 붙어야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은 참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프 시즌 때 열심히 했던 선수들은 본 시즌 때는 벤치에 있고 부상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못한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야 하는 건 감독 입장에선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급한 것이 바로 이근휘였다. 전 감독은 “생각보다 못 올라온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근휘는 참 안타깝다. 정말 안타깝다. 코치들이 많이 애썼는데 아직도 경기 동선이나 흐름을 전혀 못 읽는다. 슈팅이 좋은데 던지지를 못한다. 물론 코칭 스태프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이근휘에게 맞는 패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상황이나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근휘는 슈팅 하나만 보면 KCC 내에서 허웅, 전준범 다음으로 가장 좋은 편이다. 대학 시절의 모습만 떠올리면 KBL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괴물이었다. 그런 재능이 프로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전 감독은 안타까워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전은 반전의 시작이었다. 경기 후 전 감독은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줬다. 특히 송동훈과 이근휘가 잘해줬다”며 칭찬했다.
KCC 관계자 역시 “이근휘가 슈팅 감각을 드디어 되찾은 것 같다. 그동안 오프 시즌, 연습경기 때 보여줬던 슈팅을 정규리그에서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꾸준히 좋은 슈팅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현재 허웅 외 확실한 외곽 득점원이 없는 KCC에서 이근휘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이승현과 라건아의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KCC는 23일 전주에서 개막 4연승 중인 안양 KGC를 만난다. 그들의 외곽 수비는 KBL 최고 수준이다. 이근휘가 그들마저 뚫어낼 수 있다면 더 큰 스텝업이 가능하다.
[전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