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왕? 욕심내고 싶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89-88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필리핀 특급’ RJ 아바리엔토스(23). 그는 3점슛 5개 포함 21점 3리바운드 8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며 대혈투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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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 아바리엔토스는 현재 평균 어시스트 8.0개를 기록 중이다. 그는 14년 만에 8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사진=KBL 제공 |
경기 내내 KCC 신인 송동훈과 매치업된 아바리엔토스.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결국 스텝백 3점슛과 앤드원을 얻어내며 자존심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특별히 매치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송동훈은 굉장히 좋은 수비수인 듯하다. 그러나 누구와 매치업이 되는 것보다는 농구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기기 위한 플레이를 할 뿐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마지막 3점슛은 우리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겨낸 장면이었다. 리더로서 스텝업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전주에 와야 하는 만큼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끝난 후 박경상을 찾았던 아바리엔토스, 그는 상대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을까. 아바리엔토스는 “마지막 슈팅을 시도하지 않았나. 들어갈 뻔했다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아바리엔토스의 농구는 본인의 공격을 우선하면서 동료를 살리는 현대 포인트가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의 공격만 우선한다는 필리핀 가드의 선입견을 완전히 벗겨낸 선수이기도 하다. 물론 터프한 상황에서 무리한 슈팅을 시도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의 플레이에 대한 당연한 세금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를 바라보는 이우석은 “참 신기한 선수다. ‘이게 보이나?’ ‘이게 어떻게 들어가지?’라고 매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바리엔토스는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 동료의 움직임은 대부분 다 보고 있다. 또 다 보인다. 움직임에 대한 계산도 된다. 팀원들이 더 쉬운 득점을 할 수 있도록 패스를 주려 노력 중이다. 팀원을 우선하는 농구를 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외계인은 아니다(웃음).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아바리엔토스의 현재 평균 어시스트는 8.0개다. 아직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엄청난 어시스트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KBL 역대 어시스트왕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평균 8.0개를 넘긴 건 2008-09시즌 주희정(현 고려대 감독/8.3개)이 마지막이다. 2020-21시즌 허훈이 7.5개로 가장 근접했으나 마의 8을 넘지는 못
아바리엔토스는 “어시스트 1위에 대한 욕심이 있다. 가장 이타적인 선수라는 의미가 아닌가. 내가 현대모비스에 온 이유도 이타적인 플레이를 배우고 또 하기 위해서다. 타이틀이 주어진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이다. 욕심내겠다”고 자신했다.
[전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