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렸냐구요? 위기엔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솟았죠.”
키움 히어로즈가 kt 위즈를 준PO 5차전서 잡아내고 PO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개인 통산 첫 PS 세이브와 팀 승리를 제 손으로 지켜낸 영웅 수호신 김재웅(24)은 그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키움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준PO 5차전에서 송성문의 결승 투런홈런과 안우진의 역투, 김재웅의 세이브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선 키움이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 키움 히어로즈의 수호신 김재웅이 준PO 1차전 1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은 5차전 1.1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PO로 이끌었다. 위기 상황 등판에도 김재웅은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솟았다고 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
그리고 경기 후반을 지배한 것은 바로 김재웅이었다. 8회 1사에 등판한 양현이 알포드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후속 2사 2루에서 장성우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1실점을 하면서 키움은 4-3, 1점 차로 kt에게 쫓겼다.
키움은 후속 상황 2루수 김혜성의 포구 실책까지 나오면서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자칫 한 방이면 역전까지 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결국 바톤을 이어받아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은 김민혁에게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 최대 위기서 불을 껐다. 이후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은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 오윤석을 1루수 뜬공, 배정대를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삼진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져 키움의 PO 진출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다.
동시에 김재웅의 PS 통산 첫 세이브 기록이었다. 지난해도 WC 결정전 2경기에 등판했지만 1홀드만 기록했던 김재웅은 지난 준PO 1차전에서 9회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하지만 당시는 스코어가 벌어져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다음은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가장 중요한 순간 올린 영웅 수호신 김재웅과의 일문일답이다.
Q. 8회 2사 1,3루 상황 등판 때는 어떤 상황이었다
조금 급하게 나오긴 했는데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대쪽에서 대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kt쪽에서 (김민혁을) 그냥 밀어붙이더라. 처음 생각했던 대로 던졌고 좋은 구종을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Q. 땅볼 타구를 유도했나
아니다. 그냥 내가 잘 던지는 게 직구고, 가장 좋은 구종이 직구다 보니까 높게 던져서 뜬공이 나오더라도 코스로 깊게 ‘믿고 던지자’는 생각을 하고 잇었던 것 같다. 상대 김민혁 선배가 좋은 타자고, PS에서 잘 치고 있었기에 더 생각을 하면서 더 코스로 (바짝 붙여서) 던졌던 것 같다.
Q. 8회 상황보다 9회 등판이 훨씬 더 편안해 보였다
마무리할 때까지 확실히 편했다기보다 이제 내 믿음대로 던질 수 있는 거니까 처음부터 그걸 조금 생각했다. 시즌에 하던대로 상황은 생각 하지 않고 ‘내가 할 것만 하자’고 생각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지영 선배님 믿고 던지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났다.
↑ 김재웅은 PS 호투의 비결로 포수 이지영과의 좋은 호흡을 꼽았다.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
진짜 최고의 포수고, 우리를 진짜 잘 이끌어주신다. 시즌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방망이도 중심 타선 못지않게 잘 치고 계시지 않나. 몸 관리도 엄청 잘한다. 잘 드시지 않고 러닝과 웨이트도 맨날 한다. 확실히 (삼성)왕조 포수라는 게 실감이 난다. 진짜 그런 경험이라는 게 절대 무시 못 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Q. 1차전 상황은 SV 상황은 아니었는데, 5차전 SV 상황에 떨리거나 다른 느낌은 없었나
그런 떨리거나 한 마음, 이런 건 오히려 나한테선 더 좋은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것 같다. 떨린다기 보단, 압박감이 더 세지니까 그 압박감을 이겨내면 더 가치가 클 수 있고 성장할 수 잇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던진다. 그러다 보니 좋았던 것 같다.
Q. 마지막에 삼진으로 세이브와 PO 진출을 확정한 기분은 어땠나
투수라면 당연히 삼진을 잡고 싶고, 또 좋은 체인지업이 들어가서 스윙했으니
Q. 생일에 거둔 세이브와 승리다
똑같은 하루인 것 같다. 그래도 생일 축하도 많이 받고, 그래서 더 좋은 하루인 것 같습니다. 이기기도 했지만, 꼭 이기길 바랐다. 내게는 승리가 생일 선물이다. 나에게 팀원들이 준 선물.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