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공감했다. 3회가 승부처였다는 것을 말이다.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kt 위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9-6으로 꺾으며 마무리됐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 이제 22일 고척에서 운명의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올해 포스트시즌 승리 공식이 선취점은 곧 승리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기 초반 2-0으로 앞섰던 키움에는 불운한 결과였다. 마지막까지 쫓았던 그들이지만 결국 주어진 최고의 기회를 놓친 것이 패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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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소형준은 20일 수원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3회 1사 2,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그러나 푸이그는 소형준의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멋진 투구에 연신 헛스윙만 했다. 결국 삼진 처리. 뒤이어 등장한 송성문마저 삼진으로 물러서며 kt는 사실상 시리즈를 내줄 수도 있었던 위기를 극복했다.
소형준은 송성문까지 삼진으로 마무리한 뒤 잠시 멈춰 서서 짜릿했던 그 순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했다(소형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성문에게 던진 공이 실투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자 이강철 kt 감독의 멋진 미소가 그를 반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후 “2사 이후 실점이 많았던 건 대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3회 1사 2,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소형준을 빨리 내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놓쳤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도 공감한 부분이었다. 그는 “(소)형준이가 3회 1사 2, 3루 위기를 정말 잘 막아줬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1루에 주자가 없으니 (야시엘)푸이그를 내보내도 좋다고 했다. 근데 까다로운 투구를 했고 결과적으로 잘 막아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소형준 역시 홍 감독, 그리고 이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만약 그때 추가 실점을 했다면 분위기를 넘겨줬을 수도 있다. 다행히 잘 막아내면서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kt는 3회 고비를 넘긴 뒤 5, 6, 7, 8회에 무려 8점을 뽑아내며 귀중한 승리를 차지했다. 반면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푸이그가 4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물러선 것이 크게 아쉬워진다. 더 큰 문
특히 푸이그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정확한 삼진 판정에도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조차 놀라서 달려 나왔을 정도로 항의는 계속됐다. 하루 만에 달라진 그의 모습에 키움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