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친동생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몇 명이나 있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포수 오스틴 놀라는 그 흔치 않은 기회를 즐겼다.
놀라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을 8-5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것은 재밌는 일이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서로와 대결하는 것은 흔한 기회가 아니다"라며 동생 애런 놀라를 상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팀의 9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놀라는 상대 선발이자 친동생인 애런 놀라와 투타 대결을 벌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형제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한 사례는 있었지만, 투타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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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틴 놀라는 이날 동생 상대로 적시타를 쳤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그는 "전투를 벌였다. 서로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 강한 타구를 때리려고했고, 좋은 일이 일어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스냅샷으로 저장해서 간직하고 싶다. 정말 재밌었다. 동생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 순간을 붙잡고 싶었다."며 동생과 맞대결한 소감을 전했다. "우리 가족에게 정말 특별한 일이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모두 즐겼다. 앞으로 가족끼리 모이면 20년간은 오늘 일을 이야기할 거 같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언제나 동생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팀을 상대한다면 이기고 싶다. 우리는 팀에 속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10월이다. 당연히 이기고싶다. 감정이 이입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결국 타석에 들어서면 이기고 싶어한다"며 프로 선수로서 승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처음 맞대결을 벌였을 때는 약간 기분이 이상했다고 밝힌 그는 "모든 것은 팀을 돕기 위한 것이다. 힘든 일이지만, 재밌게 즐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주 벌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경쟁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관중석에서 지켜 본 가족들은 어땠을까? 이날 경기장을 찾은 두 선수의 부친 A.J. 놀라 씨는 "달콤씁쓸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둘째 애런의 등판에 맞춰 파드레스 유니폼 위에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지켜봤던 그는 "김하성이 베이스를 도는 순간 계속 소리를 질렀다. 스릴이 넘쳤다. 애런에게는 불운하고
세상에 둘도 없을 귀한 경험을 한 놀라 가족. 이들은 승부가 6차전까지 이어진다면 이 심장 떨리는 경험을 한 번 더 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