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FA 최대어' 그러나 찾는 곳이 없다 "공백 길지 않을 것"

올 시즌 그의 또 다른 이름은 '감독 FA 최대어' 였다.
올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 되는 상황.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명장인 만큼 많은 구단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줄을 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를 선택하는 구단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내 재취업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예상을 깨고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2020년대 한국 프로야구 대표 명장 김태형(55) 전 두산 감독 이야기다.
김 감독은 하위팀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됐었다. 완전치 않은 두산의 전력을 가지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팀을 재건하는데 그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은 속속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들을 뽑아가기 시작했다.
먼저 NC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인권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 시켰다. 이어 삼성도 대행이었던 박진만 감독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행 체제로 유지되던 팀들이 모두 주인을 찾아 간 셈이다.
이제 하위권에는 롯데와 한화만 남아 있는데 롯데 서튼 감독이나 한화 수베로 감독 모두 임기가 1년 남아 있다. 두 구단 모두 "임기가 남아 있는 감독들의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교체설에 선을 긋고 있다.
두 팀이 감독은 바꿀 계획이라면 김태형 감독이 우선 순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교체 보다는 유임쪽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가을 야구에 진출한 팀 중에서 김 감독을 선택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단기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 감독이 나올 경우 단기전에서 매우 강했던 김태형 감독을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태형 전 감독의 거취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구단들이 김태형 감독의 강한 캐릭터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설이 있다. 워낙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있다는 얘기다.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수 있다. 단기전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게 되면 대안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김태형 전 감독이 1순위가 될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찌됐건 공백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김 전 감독은 이대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공중에 붕 뜬 상태가 될 것이가.
만에 하나 올 시즌 안에 갈 곳이 정해지지 않더라도 쉬는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이라도 급하게 김 전 감독을 찾는 구단이 나올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카리스마가 강해도 최고의 명장을 그냥 썩힐 만큼 한국 프로야구계가 어리석지는 않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