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쉬고 등판, 사흘 쉬고 또 등판. 그럼에도 지치지 않았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t 위즈 웨스 벤자민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벤자민의 어깨는 무거웠다. 전날 팀이 4-8로 패하며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준PO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를 챙겨야 1승 1패로, 홈인 수원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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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의 호투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1실점 88구를 소화했다.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1차전에 불펜으로 나와 1이닝을 공 15개, 무실점으로 막았다. 당시 벤자민은 8회초 김민수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올랐는데, 소크라테스 브리또-최형우-김선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렸다. 화끈했다.
이강철 감독도 "벤자민은 와일드카드에 올 때부터 조커, 필승조로 활용을 생각했는데 괜찮았다. 제구력이 좋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던졌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키움 상대로 성적이 좋았다. 4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이 0.78에 불과하다. 고척돔 성적도 1승 평균자책 0.90으로 낮다.
이날도 벤자민의 출발은 좋았다. 김준완을 2루 땅볼로 돌린 뒤 임지열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정후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혜성을 삼진으로 돌렸다. 2회도 깔끔했다. 야시엘 푸이그를 중견수 뜬공, 김태진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이지영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 역시 문제없었다. 직구, 커터,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살려 키움 타선과 승부에서 앞서갔고 2회에 이어 이번 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까지 노히트였다.
4회 위기가 왔다. 임지열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데까지는 좋았으나 이정후와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벤자민은 위기 앞에서 강했다. 푸이그와 김태진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포효했다. 실점은 없었다.
5회에도 이지영과 신준우를 삼진으로 돌리고, 송성문의 장타성 타구를 앤서니 알포드가 몸을 날려 슈퍼 캐치했다. 6회에도 벤자민은 침착했다. 김준완을 3루 땅볼, 임지열을 삼진으로 돌렸다. 이정후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김혜성을 삼진으로 요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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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숱한 위기에도 벤자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완벽한 피칭이었다.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아름다운 투구를 보여줬다. 물샐틈없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선 8회말 마운드를 박영현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박영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승리를 책임졌다.
KBO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서 벤자민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벤자민의 활약 덕분에 2-0 승리를 챙긴 kt는 1승 1패 시리즈
10일 선발로 나와 77개의 공을 던지고, 13일에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와 15개의 공을 던졌다. 팀이 필요할 때 나와 제 역할을 딱딱 했다. 누가 벤자민은 대체 외인이라 부르나, 그는 철인 에이스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