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에서 한국시리즈까지 고지 정복을 꿈꾼다. 이정후(24, 키움)가 키움의 PS 최대 17경기에서 10승을 거둬 업셋 우승을 달성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리고 1승은 이미 이뤄졌다.
키움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준PO 1차전에서 8회 대거 4점을 뽑고 8-4로 승리했다. 이로써 키움은 5판 3선승제로 열리는 준PO에서 기선제압을 하는 동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87%(27/31)다. 5전 3선승제로 열린 준PO에서도 13회 중 9번으로 역시 69.2%에 달할 정도로 높은 확률의 PO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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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가 PS에서 10승을 거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사진=김원익 기자 |
타격 컨디션이 아직 완벽하게 제 궤도에 오른 모습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키움 타선의 키플레이어가 이정후란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 시즌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사실상 키움의 공격을 혼자 이끌었던 이정후에게도 이번 가을야구는 간절하다. 후반기 내내 이정후는 “지난 2년간 WC로 시작해 가을야구가 일찍 끝났는데, 올해만큼은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치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리고 kt와의 정규시즌 순위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3위로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안방에서 준PO부터 시작하게 됐다. 그런 이점이 16일 1차전에서도 충분히 나타났다.
16일 경기 전 만난 이정후는 “정규시즌과 똑같다고 생각하고 경기하려고 한다. 또 1경기를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하면서 매 경기를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하고 있다”며 PS에 대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놀라운 정규시즌을 보냈다.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이정후는 “정규시즌은 기록이 누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PS는 ‘0’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더 부담이 없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면서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팀 승리에 대한 생각만 들기 때문에 키움이 이길 수 있도록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단은 키움이 가을야구에서 치를 최대 경기 숫자인 ‘17경기(준PO 5경기+PO 5경기+KS 7경기)에서 10승을 거두자’는 결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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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의 마음은 2019년 준PO에서 시작해 KS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기억에 대한 설욕에 가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막바지 순위 경쟁을 통해 극적으로 준PO에서 시작하게 된 만큼 여러 이점이 있다. 이정후는 “(개인적으로) 체력적으로는 사실 WC 결정전을 바로 했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래도 WC보다는 준PO로 바로 오는 게 심리적인 부담감은 덜 한 것 같다”면서 “또 나는 야수여서 상관없지만 투수들은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덜해서 준PO에 바로 직행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2019년 키움은 박병호가 준PO에서 3방의 홈런을 치며 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이제는 적으로 상대하게 된 박병호가 아닌 이정후가 키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이정후는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찬스가 내게 왔을 때 한 번에 살리는 게 중요하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3년전에는 아무래도 내가 못해도 형들을 믿고 그냥 했다면 이젠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정후는 키움 선수들에게 가을야구 침착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 해본 선수들이 많은데 긴장도 많이 되고 ‘내가 이 상황에서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텐데 그렇게 하면 몸이 더 경직된다. 상황이 왔을 때 인지를 조금 더 무덤덤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정후의 이른바 ‘인지 무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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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는 PS에서 선수단이 중요한 상황에서 인지를 더 무덤덤하고 침착하게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정후의 이런 당부와 바람이 통했을까. 키움은 16일 1
이제 이정후와 키움 선수단이 바라는 10승에는 9승이 남았다. 물론 쉽지 않은 목표. 그러나 이정후의 말대로 1승씩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3년만의 KS 복귀와 창단 첫 우승 도전도 결코 꿈만은 아닐 터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