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적시타 허용, 그러나 믿고 맡길 투수는 김민수(30)밖에 없었다.
kt 위즈는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8로 패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6.7%(2000년 양대 리그 제외, 26/30)를 잃었다.
kt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선발 투수 엄상백이 5.2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후 7, 8회 대거 4점을 뽑아내며 4-4 균형을 이뤘지만 8회 수비 상황에서 ‘빅이닝’을 허용,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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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김민수는 16일 고척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한 명이었으나 그 역시 ‘가을 성문’에 당하고 말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민수는 kt 벤치, 그리고 이강철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불펜 투수다. 이번 시즌 76경기에 등판, 80.2이닝 동안 5승 4패 30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01로 올해 불펜 투수 1위에 올랐다.
불펜 투수임에도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민수다. 워낙 불펜진 운용에 여유가 없었던 kt였고 또 큰 문제없이 매 순간 호투했던 그였기에 이강철 kt 감독도 신뢰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경기 전 김민수에 대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김민수가 등판한 시기는 kt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7회 박병호의 솔로 홈런, 심우준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8회 강백호가 4-4 동점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균형을 이룬 상황. 이 감독은 이미 0.2이닝을 소화한 김민수를 8회까지 이어갔다.
지난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시 김민수를 중요한 순간에 밀어붙이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던 이 감독이다. 8회까지만 잘 넘긴다면 뒷심 강한 kt이기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도 충분했다.
그러나 김민수는 김태진을 땅볼로 처리한 뒤 이지영과 김휘집에게 차례로 안타와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송성문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끝내 김재윤과 교체되고 말았다. 김재윤마저 김준완과 임지열에게 희생 플라이, 투런 홈런을 허용, kt는 무너졌다.
승부처는 김휘집과의 대결이었다. 2스트라이크를 잘 잡아놓은 뒤 4연속 볼을 기록하며 출루를 허용했다. 2사 1루가 1사 1, 2루로 바뀐 상황. 클러치 능력이 좋은 송성문이 다음 타석에 섰으니 김민수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은 하루였다.
김민수는 쓰러졌지만 결코 그를 탓하기는 어렵다. kt는 키움의 공격을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시기였고 불펜에는 김민수만큼 큰 신뢰를 주는 투수가 없었다. 김민수는 올해 KBO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다. 이 감독은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저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김휘집과의 승부가 다소 아쉬웠다. 2스트라이크 이후 연속 4개의 볼을 던졌다. 그래도 김민수는 최선을 다했다”며 제자를 감쌌다.
한편 kt는 김민수-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무너지며 남은 경기 불펜진 운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