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32)가 ‘천적’ 엄상백을 난타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푸이그는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익수·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푸이그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천적’ 엄상백을 상대로 해낸 기록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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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푸이그는 16일 고척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천적’ 엄상백을 상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
3회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푸이그다. 2루에 있던 김혜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3-0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가져왔다.
푸이그는 엄상백과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5타수 무안타 1사구 1삼진으로 부진했다. 몸에 맞는 공이 아니었다면 1루 베이스를 밟지도 못했을 정도로 엄상백에게 약했다. 천적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푸이그는 달랐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야수의 본능을 되찾으며 데뷔 첫 가을 야구에 나선 엄상백을 두들겼다.
이후 푸이그는 더 이상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6, 7회 모두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모두 kt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나 이미 엄상백을 두들기며 경기 흐름을 가져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낸 푸이그다. 남은 건 동료들이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4-4까지 쫓긴 키움은 8회 ‘가을의 사나이’ 송성문이 1사 1, 2루에서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국 귀중한 승리를 가
키움은 kt를 8-4로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6.7%(2000년 양대 리그 제외, 26/30)도 함께 챙겼다. 푸이그의 활약이 무색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