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7개월여간 중단했던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여행객들의 수요가 일본 주요 도시에 집중되고 있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 마감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일본 여행 불매'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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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1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일일 입국자 수도 5만명으로 제한했으나, 이를 폐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 이뤄진 조처다.
이번 조치로 비자가 없는 외국인도 관광이나 친족 방문, 견학 등의 목적으로 최대 90일 동안 일본에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백신을 3차례 접종했다는 증명서를 소지하면 항공기 탑승 전(출발 72시간 이내) 검체 검사도 면제받을 수 있다.
일본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열린 데다 최근 엔화 가치 하락(엔저) 기조까지 겹쳐지면서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1~22일 해외여행 예약은 전달 대비 777.6% 급증했는데 이 가운데 36.1%는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기간 참좋은여행의 일본상품 판매도 500% 증가했다. 이달(1~10일) 들어서도 야놀자에서 일본 항공권 이용률이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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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또 코로나19 확산 후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소비자들이 제주도에 몰렸으나, 현지 물가와 서비스에 실망해 일본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여행이라고 해서 더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비슷한 비용이면 해외로 가겠다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와 일본 모두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이나, 코로나19 이후 국내 여행객의 수요가 제주도에 독점적으로 집중됐다"며 "일부 사업장이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면서 (제주도에 대한) 소비자만족도가 다소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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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한국인의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관광이 2년 7개월여 만에 다시 허용됐다. 사진은 일본 나리타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여행객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 캠페인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키면서 2019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수는 전년보다 25.9% 감소한 558만4600명을 기록했다. 그보다 1년 앞선 2018년에는 754만명의 한국인 여행객이 일본을 찾았다.
소비자들이 몰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여행과 관련, 찬반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근거로 들고 있고, 반대 측에서는 한일 간
오는 12월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한 30대 소비자는 "노재팬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휴가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타인의 여행계획을 두고 굳이 비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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