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가고 나서 많이 투자했더라. 얄밉다(웃음). 그래도 제자들은 다 예쁘다.”
고양 캐롯은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홈 개막전에서 87-80으로 승리,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우려와 달리 시원했던 승리였다. 에이스 전성현이 23점 3스틸로 펄펄 날았고 데이비드 사이먼(15점 7리바운드)과 디드릭 로슨(17점 12리바운드)의 활약도 돋보였다. 여기에 한호빈(15점 5어시스트)과 이정현(10점 5어시스트 5스틸), 그리고 이종현(4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슛)이 가세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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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기 캐롯 감독은 16일 안양서 열릴 친정팀 KGC와의 승부를 앞두고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길 작전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고양 경기)=천정환 기자 |
그러나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김 감독이다. 특히 변준형과 같이 깊은 애정을 쏟고 있는 이정현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김 감독은 “나는 돌려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정현이가 앞으로 좋아지려면 힘든 일이 많을 것 같다. 잘 고쳐볼 생각이다. 농구는 잘한다. 근데 다른 부분이 아쉽다. 그런 부분을 잘 고쳐나가면 빠른 시일 내에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의 판단이 아직 서지 않는다. 후반에도 슈팅을 안 해도 될 때 자꾸 시도하더라. 전반도 마찬가지다. 경기 운영을 해야 할 선수가 그러면 안 된다. 기분에 취해 농구를 하는 듯하다. 그 부분을 빨리 고쳐야 한다”며 “경기를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는 선수다. 시즌을 소화하면서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올해의 이정현, 그리고 내년의 이정현은 분명 다른 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장담한다”고 덧붙였다.
애정이 있으면 더욱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것이 바로 김 감독의 스타일이다. 물론 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그의 지도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안양 KGC의 변준형이다.
김 감독은 “정현이는 화려한 선수이지만 더욱 내실을 갖춰야 한다. 경기 한 번 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 실수하더라도 작전 타임을 부르지 않으려 했다. 그래야 배우는 게 생긴다. 나만의 지도 방법이다”라며 “변준형의 게임을 보니 잘하더라. 여유가 생겼다. 정현이도 그 정도 해줘야 한다. 슈팅은 더 좋다. 지금은 판단만 잘하면 된다”고 전했다.
한편 김 감독은 1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친정팀 KGC와 상대한다. 2015년부터 지냈던 고향과도 같은 곳에서 이제는 적이 되어 자신의 제자들과 승부를 펼친다.
김 감독은 “딱히 감정은 없는데 내가 나가고 나서 투자를 많이 했더라. 좋은 팀이 됐다(웃음). 얄밉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싸워서 이기겠다. 물론 내가 데리고 있었
[고양(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