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슈터’ 전성현(31)은 에이스였다.
고양 캐롯은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홈 개막전서 87-80으로 승리, 서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높이의 열세, 그러나 캐롯은 에이스가 있기에 두렵지 않았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KGC 아닌 캐롯의 전성현을 걱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엄살이었음을 알 수 있는 DB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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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롯 전성현은 15일 고양 DB전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이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사진=KBL 제공 |
경기 전 김 감독은 전성현에 대해 “KGC는 전력 구성이 잘 되어 있는 팀이다. 지금도 우승후보다. 캐롯에서의 (전)성현이는 그때와 달리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에이스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 단계다. 올해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점점 괜찮아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우려에도 전성현은 단 한 경기만에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이 받는 7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공격은 두말할 것 없었다. 특유의 스텝과 빠른 슈팅 셀렉션은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이종현과 데이비드 사이먼의 스크린이 제대로 걸리지 않았음에도 그가 던진 볼은 연신 림을 갈랐다. 슈팅 모션 이후 페이크 동작을 준 뒤 가볍게 올려놓는 전성현만의 시그니처 무브도 돋보였다.
전성현의 가치를 단순히 공격으로만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날 두경민이 빠진 DB는 이선 알바노조차 김 감독이 캐롯에 이식한 트랩 디펜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전성현은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스틸과 함께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2021-22시즌, KGC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전성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KGC를 상대하는 모든 팀은 변준형, 오마리 스펠맨, 오세근이 아닌 전성현을 경계했다. 특히 전희철 SK 감독은
그리고 전성현은 캐롯에서의 첫 경기를 통해 하나의 조각이 아닌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자질을 스스로 증명했다. 단순 슈터가 아닌 팀을 승리로 이끌 줄 아는 에이스가 된 것이다.
[고양(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