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6조 7천억…공공재정 기여 8조 원
방치된 88올림픽 시설활용위해 페달 밟아
첫 경기 땐 관중 500명·매출 1200만원 불과
매출 95년 728억→2019년 2조로 폭발 성장
1994년 10월 15일 올림픽공원서 첫 페달
지난 27년간 매출이 36조7609억1200만 원, 국가 및 지방재정에 이바지한 액수는 8조 359억 원.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 조현재)이 지난 1994년부터 시작한 경륜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엄청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나 할까. 1994년 10월 당시 문태갑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잠실 올림픽공원 자전거경기장(벨로드롬)에서 출범시킨 경륜이 15일로 출범 28주년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 총괄본부에 확인한 결과 1994년 10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27년간 경륜 사업에서 기록한 매출 총액은 36조여 원이며, 이 가운데 레저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 공공재정에 공헌한 금액은 6조3511억 원, 7천억 원의 체육진흥기금을 포함, 청소년 육성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지방재정지원 등 각종 기금에 1조6848억 원 등 8조여 원이 국가 및 지방재정에 투입됐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줄어든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지난 28년간 한국 경륜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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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은 1994년 출범한 우리나라 경륜의 본거지였다. 한국 경륜은 2006년부터 광명스피돔으로 장소를 옮겨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우리나라 경륜의 태동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나 올림픽공원에 많은 예산(1985년 완공 당시 130억 원)을 들여 세운 자전거경기장이 무용지물로 방치되면서 비롯됐다. 체조, 펜싱, 수영 등 올림픽공원 내 다른 경기장은 각종 스포츠대회, 문화예술행사, 공연장 등으로 활용됐지만 자전거경기장은 유지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에 따라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의 후신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활용방안을 연구한 결과 경륜 사업 추진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989년 4월 설립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김옥진 초대 이사장은 실무진을 일본에 파견, 일본의 경륜 경정 사업을 자세히 살폈고 이를 근거로 1991년 경륜경정법을 마련했다. 이어 1992년 취임한 문태갑 이사장이 산파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업무를 추진, 1994년 10월 15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자전거경기장에서 경륜 출범식을 열었다. 개막식 날 첫 경주는 비로 인해 1주일 뒤인 10월 22일 첫 레이스가 열렸으며 이날 관중은 500여 명, 매출은 1200만 원 정도로 보잘 게 없었다. 하지만 1995년 728억 원이던 매출액은 5년 뒤인 2000년에 1조 원(1조2000억 원)을 돌파했고, 2002년에는 사상 최고인 2조3000억 원까지 올라갔다. 2005년 ‘바다이야기’ 파동이 스포츠베팅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2006년 자전거경기장을 잠실에서 광명스피돔으로 옮기면서 회복세를 타 2011년 매출은 다시 2조 원대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매출 3000억 원대로 급감했으나 회복세
한편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2019년 2조2096억 원이던 경륜 경정의 매출은 2020년 3184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2021년 5324억 원으로 소폭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8월 말 현재 1조2893억 원으로 회복세다. 2019년과 대비하면 경륜은 약 83% 수준으로, 경정은 98% 수준으로 매출액이 올라선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불법 사설 시장의 확대로 인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시행된 온라인 발매 제도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주정돈 경주사업총괄본부 운영본부장은 "경륜, 경정 산업과 업계 종사자들에게 온라인 투표권 발매가 긍정적 신호가 됐다"며 "경륜과 경정으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은 국민들의 스포츠복지를 위해 지원되는 만큼, 매출 정상화는 물론 산업 건전화를 통해 이용자 중독 및 과몰입 예방이라는 개정안 취지 달성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임채빈·홍석한·정종진 역사적 기록도
그동안 경륜 선수로 뛴 1150명 중 현재 선수로 등록, 활동 중인 인원은 538명. 28년의 역사 속에서 세워진 각종 기록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임채빈(25기)의 연승 신기록이다. 2022년 6월 11일 기록을 경신한 이후 지금까지 78연승으로 진행형이다. 역대 최다승은 홍석한(8기)이다. 2001년 7월에 첫 승을 기록한 후 16년 만에 500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홍석한은 현재 53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