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2022-23시즌 한 구단의 54경기가 전부 사라질 수 있다.
KBL은 지난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가입비 15억원 중 1차 5억원을 내지 않은 데이원 스포츠에 “13일 정오까지 납입하지 않을시 정규경기 출전 불허”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KBL과 이사회는 강경책을 내세웠다. 이미 9월 30일에 납입했어야 할 5억원이었고 데이원 스포츠의 요청에 따라 한 차례 연기해줬음에도 재차 미납한 것에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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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원 스포츠는 지난 7일까지 KBL에 납입해야 할 1차 가입금 5억원을 미납했다. 사진=KBL 제공 |
정규경기 출전 불허라는 애매한 답을 내렸지만 현재로서 최악의 결과는 전 경기, 즉 캐롯이 2022-23시즌에 치러야 할 54경기 몰수패다. 현 상황에서 시즌 준비를 모두 마친 9개 구단에 피해가 덜 가기 위한 선택이다.
다만 9개 구단 체제로 시즌이 진행됐을시 예상 피해액은 적지 않다. KBL은 약 20억원, 각 구단은 1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보게 될 수 있다. 더불어 20년 넘게 유지해 온 10개 구단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데이원 스포츠는 지난 6월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자금 및 후원사, 운영계획 등 자료가 부실해 가입이 보류된 바 있다. 대기업과 다른 방식의 스포츠 구단 운영 체제를 보이겠다던 데이원 스포츠이지만 끝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 제출, 유사시 운영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전해 간신히 승인을 받았다. 모두가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보증을 섰고 또 농구계 핵심 인사 중 하나인 허재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을 믿고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단 5억원조차 제때 내지 못해 지금과 같은 촌극을 빚은 데이원 스포츠다. 2023년 3월 30일까지 납입해야 할 추가 가입금 10억원은 물론 오리온에 지불해야 할 인수금액 20억원, 그리고 시즌 운영에 필요한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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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L은 지난 11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1차 가입금 5억원을 미납한 데이원 스포츠에 최후통첩을 내렸다. 사진=KBL 제공 |
데이원 스포츠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첫 번째로 5억원을 13일 정오까지 납입하는 것, 그리고 시즌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플랜을 설명하는 것이다. 5억원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벌어진 일이 시즌 도중에 또 나타나면 그때는 제대로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B씨는 “5억원을 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후 자금 마련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데이원 스포츠 관계자들은 정확한 설명 없이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할 테니 납입 기한을 늘려 달라고만 요구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13일 정오로 결정됐지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 시즌 운영을 할지 설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면서 흑자를 꿈꾸는 회사가 제대로 된 재정 계획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건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데이원 스포츠는 4년간 구단 운영에 대한 재정 계획을 잡아놨고 그 안에선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한편 데이원 스포츠의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박노하 대표는 “현재로서는 5억원을 납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추후 재정과 관련해 설명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