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정규 시즌 우승 팀이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 상대를 맞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정규 시즌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펜이 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특히 마무리는 아직 누구로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김광현 마무리 투입'이다. 과연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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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이 한국시리즈서 마무리로 등판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러나 SSG는 아직 마무리 투수를 정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 온 문승원이 있지만 정규 시즌서 잇단 실패를 경험했고 몸 상태도 100%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전의 마무리는 연투를 물론 멀티 이닝도 불사해야 한다. 부상 전력이 있는 문승원에게 맡기는 것이 여러모로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각에선 김광현을 마무리로 돌려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카드를 뒤에 두고 든든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선발은 폰트-모리만도-박종훈-오원석으로 꾸리고 김광현을 마무리로 쓰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여전히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큰 경기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카드로 김광현 만한 결정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김광현이 실제 한국시리즈서 마무리로 투입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대목에선 브레이크가 걸린다. 마무리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기록들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종훈이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 경험이 적은 오원석까지 선발로 투입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단 김광현은 선발에 적합한 투구 패턴을 갖고 있는 선수다. 주자를 조금 내보내고 실점을 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의 몫을 해내는 유형의 투수다.
김원형 SSG 감독도 "김광현이 미국을 다녀오며 투구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힘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었다고 한다면 이제경기 상황에 맞춰 완급 조절을 하는 유형으로 달라졌다. 선발로는 대단히 좋은 투수지만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록도 마무리 김광현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서 1회에 약점을 보여왔다.
일단 안타를 너무 많이 맞았다. 1회에만 안타를 33개 맞았다. 전체 이닝 중 최다 기록이다. 전체 이닝 중 최다 기록은 이것 하나 뿐이 아니다.
투구수도 503개로 대단히 많았다. 이 역시 이닝 별 최고 기록이다. 1회에 가장 많은 공을 던지며 어려운 출발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0.292의 피안타율도 가장 높은 수치다. 피 OPS도 0.727로 최고 기록을 쓰고 있다.
1회 출발을 대단히 어려워 했음을 알 수 있다. 등장하자 마자 한 이닝을 전력을 다해 막아야 하는 마무리 투수로서는 낙제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마무리 투수가 되면 선발 투수와는 마인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1회 성적만으로 적합도를 따지는
하지만 1회에 고전했다는 것은 마무리 투수로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SSG는 실제로 김광현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게 될 것인가. 김원형 감독의 긴 고민이 시작된 가운데 데이터는 받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