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만 오면 천하무적인 고퀄스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선다. 그의 활약에 kt의 가을야구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kt는 전날 선발 웨스 벤자민의 호투와 장성우-박병호의 홈런 덕분에 NC 다이노스를 5-2로 제압했다. 시즌 80승(61패 2무)과 함께 3위 자리를 지켰다.
이제 LG만 이기면 자동으로 3위를 확정 짓는다. 만약 패한다면 3위는 키움 히어로즈의 몫이 된다. 80승 62패 2무로 동률이 되나, kt가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8패로 열세다. 그렇기에 이날 경기를 무조건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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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만 오면 강해지는 고영표는 kt를 3위로 이끌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고영표는 올 시즌 LG전에 4번 나왔다. 2승 1패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이 4.30으로 높다. 키움(5.60) 다음으로 평균자책이 높은 팀이 LG다. LG를 상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kt는 이 수치를 기대한다. 고영표는 잠실에 오면 강해진다. 올 시즌에도 잠실 마운드에 선 고영표는 천하무적이었다. 5번 등판해 5승, 평균자책 0.96에 불과하다. 통산 잠실구장 성적도 9승 5패 12홀드에 평균자책 3.33으로 나쁘지 않다.
이전에 고영표는 "잠실 마운드가 좋아서일까. 잠실 올 때 밸런스도 괜찮아지고 경기도 또 운 좋게 잘 풀린다. 투구 밸런스도 좋다. 홈에서 LG 만났을 때보다 그런 게 있다"라고 웃으며 말한 바 있다.
다만 최근 5경기 성적은 하락세다. 5경기에 나서 3패에 평균자책이 4.35에 달한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5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시즌 8패째를 기록함과 동시에 평균자책 2점대가 붕괴됐다. 반전이 필요하다.
만약 고영표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다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경신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또 아웃카운트 2개만 잡아도 180이닝이 된다. 이 역시 지난 시즌(166.2이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kt가 만약 이날 경기를 패한다면 12일 하루 쉬고 13일부터 5위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이기게 된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15일부터 홈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할 수 있다. 또 타팀보다 정규 시즌 일정이 길었다.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하고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게 낫다. 그렇기에 선발로 나서는 고영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LG의 순위(2위)가 확정됐다고 하지만, LG 역시 이날이 정규 시즌 홈 최종전이다.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픈 의지가 강하다. 9일 경기가 취소되긴 했지만, 류지현 LG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kt의 현 상황과는 상관없이 팬들에게 승리 선물을, 또 홈 최종전에서 승리라는 달콤한 결과를 거두고픈 게 LG다.
이제 정규 시즌도 마지막 한 경기 남았다. 고영표는 3위로 준PO 직행을 꿈꾸는 kt에 선물을 안길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