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명장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
두산 베어스의 황금기를 이끈 김태형 감독은 2022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아직 재계약 소식은 없다. 두산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 감독은 2015년 두산과 2년 계약을 맺은 후 3년, 그리고 또 다시 3년 재계약을 맺으며 8년간 지휘봉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번의 우승, 그리고 2번의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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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과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
물론 올해 두산의 성적은 크게 아쉬웠다. MVP 아리엘 미란다는 물론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부진, 더불어 그동안 FA 시장에서 누적된 핵심 자원 이탈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역대 최다 패배인 82패를 기록했다. 9위로 마친 것도 10개 구단 체제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김 감독의 커리어를 본다면 프로 스포츠의 기본적인 흐름에 따라 재계약에 무게를 둘 수 있다. 다만 두산이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를 추구한다면 또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실제로 김 감독과 두산은 시즌 막판까지 계약 관련 이야기를 최대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약하지 않을 수 있다는 또 다른 야구계 반응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었다.
김 감독은 재계약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이제껏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밝혀왔다. 두산도 “시즌이 끝난 뒤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최대한 조심스러워 했다.
두산이 변화를 추구한다면 충분히 김 감독과 동행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군다나 재계약을 거듭하면서 올라간 김 감독의 높은 몸값도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첫 2년 계약 당시 총액 7억원, 이후 3년 총액 20억원, 2019시즌을 마친 뒤에는 3년 총액 28억원까지 몸값이 올랐다. 연봉 7억원으로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지만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니 삭감 요인으로 보기 힘들다. 결국 7억원을 기준으로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두산이다.
만약 두산이 김 감독과 동행하지 않는다면 하루 빨리 새로운 지도자와 접촉해야 한다. 시즌은 끝났고 이제는 오프 시즌의 시작이다. 재정비가 시급한 현재 두산 전력인
현상 유지와 새로운 변화. 과연 두산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2010년대를 지배한 왕조의 부흥과 멸망의 갈림길에서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