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탁은 선방했죠."
김태형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9위가 확정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새로운 왕조 신화를 쓴 두산이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한다.
마운드가 무너졌다. 일단 10승 선발 투수가 없다.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과 부진 속에 팀을 떠났고, 이영하도 기복과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곽빈과 최원준이 힘을 냈지만 무리가 있었다. 각 8승을 올렸지만, 10승 투수가 되기에는 2% 부족했다.
↑ 김태형 감독이 10승 투수가 되지 못했어도 스탁이 보낸 수고에 박수를 보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10승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이 선수의 노고는 잊지 않았다. 바로 로버트 스탁이다. 스탁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서 9승 10패 평균자책 3.60을 기록했다. 빼어난 기록을 보인 건 아니다. 그래도 두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켜주며, 선발진에 힘을 줬다. 전날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삼성과 경기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10승을 노렸지만, 놓쳤다.
김태형 감독은 "스탁이 10승을 못했고, 제구력이나 이런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 좀 있다. 그래도 로테이션을 한 번인가 빠지고 다 소화했다. 스탁은 우리 팀에 있었던 이전 외인들을 기대하고 보면 안 된다. 그전에 외인들이 워낙 좋았다. 스탁은 선방했다.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빈이도 경기를 치르며 좋아졌고, 원준이도 후반기에 안 좋았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 국내 선발진은 계속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김인태에 대해서도 한마디 전했다.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313으로 두산 외야진에 힘을 보탠 김인태지만 후반기 타율 0.168로 급추락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게 컸다.
김태형 감독은 "인태는 부상 이후로 좀 주춤한다. 본인이 그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오는 것 같다. 후반기 타석에 들어서 생각도 많아지고, 투수와 싸움에 있어서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잘 준비해서
김태형 감독은 이날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재환(좌익수)-김민혁(1루수)-양석환(지명타자)-박세혁(포수)-양찬열(우익수)-전민재(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곽빈.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